구운몽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김선아 지음, 김광배 그림 / 현암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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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씨 남정기의 작가가 쓴 책이라고 하니 살짝 기대가 되었다. 사씨 남정기는 은근히 재미있고 간단한 내용이라서 이 책도 그러려니 하고 펼쳐들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스님과 팔선녀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죄로 인간으로 환생하고, 결국 다시 만나 스님의 여덟 부인이 된다. 시대의 틀에서 벗어나 풍부한 상상력으로 글을 쓴 것이 놀랍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내가 생각하기로는 최고의 마무리였다. 이 모든 것이 전부 꿈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성진은 결국 부귀영화와 여자는 그저 한 페이지를 장식한 허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스승의 자비에 감사하게 된다. 가장 감동스러웠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조금 어려운 단어나 문장들이 많았다. 또 여덟 선녀와 다른 여자들이 섞여 누가 누군지 기억하기도 어려웠고, 이름도 직업도 너무나 달라 혼돈스러웠다. 특히 스님이 환생한 소유는 잘생기고 학문에 능한데다가 여덟 선녀들은 모두 아름답고 착해 서로를 시기하지 않는 다는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옛날에는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 흔했지만, 편집할 때에 좀 더 인간적인 면을 덧대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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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미스터리 3 - 폼페이의 해적 로마 미스터리 3
캐럴라인 로렌스 지음, 김석희 옮김, 송수정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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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미스터리 1, 2권을 읽은지 꽤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별로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3권을 봤을 때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 살짝 마음에 걸렸다. 역시 처음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환경 등이 조금 헷갈렸다. 하지만 조금 읽다보니 거의 명확해 졌고, 희미하게 그들이 살던 곳에 화산이 났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어느정도 이해 되는가 싶더니, 어느 새 이야기에 빠지고 말았다. 4명의 아이들이 각자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다른 경험을 겪었었는데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인상깊었고, 풀크라에게 다른 대접을 받고 다른 감정을 지니게 되었는데도 서로를 전혀 의심하지 않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꼬마탐정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중간중간에 약간 어색하고 증거가 없는 아이들의 말이 살짝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도 나는 그 아이들이 옳다고 생각했고 펠릭스는 정말 두꺼운 가면을 쓴 뱀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왠걸, 펠릭스는 그저 내 이상형인 멋진 아저씨였을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물론 그냥 이야기일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사람을 의심했다는 게 부끄러워서 얼굴이 살짝 물들었다.

 굉장히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1, 2권 보다 훨씬 잘 만들어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접할 때에는 두꺼워 보여서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읽는 동안 두근두근 가슴을 뛰게하고 은근슬쩍 교훈을 찔러주는 책이었다. 더불어 4권도 살짝 본다는 걸 반 정도 읽고 말았는데, 유대인 여왕과 황제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나오기 직전까지 읽어서 자꾸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약간 어색하고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특히 1, 2권을 읽지 않은 사람도 정확하게 상황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왜냐, 읽어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두통을 주는 일 따위는 없애버렸으니까! By the way, 요리조리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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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 바람단편집 3 반올림 11
김혜진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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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이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을 생각해봤다. 그림을 보니 비행기를 타기 전 유리병 같이 깨지는 물건들이 든 곳에는 저런 표시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러 이야기 중 한 편의 제목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이해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은 2편이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은  한 소년이 어떤 소녀를 좋아하게 되고 자신의 애정을 듬뿍 담은 시집을 그 집에 세들어 사는 친구에게 부탁해 전해주게 했다. 하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해 절망하던 그는 20년 후,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고 남편의 유품이라며 그 시집을 건네준다.

 20년 후, 남편의 유품이라며 가져온 그 시집을 보고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신이 시집을 부탁했던 그 친구가 태우지도, 버리지도 않고 소중히 간직했던 그 시집을 보며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내가 그의 영혼이었다면 어땠을 까, 덜컥 가슴이 내려온다.

 

 다른 소설은 <학습된 절망>, 아무것도 잘 하는 것이 없는 고3 삐꾸(별명)의 이야기이다. 일을 하기 전에 상상을 하면 꼭 실수하는, 아예 상상을 안 하려고 애쓰면 완전히 망쳐버리는 그는, 자신을 6년 동안이나 돌봐준 매형을 말을 따라 축구시합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온 상대편을 막지 못해 결국 경기에서 진 그는, 싸움짱인 왕싸가지(별명)에게 흠씬 두드려 맞는다. 
 

 왕싸가지는 말 그대로 일진이다. 하지만 그는 삐꾸를 기술적으로 때린 후 술김에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술이나 마시고 담배나 피고... 애들 패러 다니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공부 좀 해두는 거였는데...” 그는 자신의 행동에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어 괴로워 했다. 
 

 왕싸가지는 또 말했다. “난 너 때문에 화가 난다. 기분 좋게 이긴다는 거 모르냐? 네가 지더라도 죽기살기로 뛰었으면 내가 모자라다는 거 깨끗이 인정하는데, 넌 아예 노력도 안했어.” “넌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네가 안하는데 어떻게 이길 수 있냐? 난 그게 싫어.”


 누구나 못하는 게 하나쯤은 있다. 하지만 정말 장애가 있어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죽을힘을 다해서 노력해 안 되는 일은 없다. 삐꾸는 그저 실수를 많이 한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을 쓸모없는 아이에 두었고, 왕싸가지는 그가 노력도 하지 않고 포기한다는 게 싫었다. 

 

 이 두 소설 외에도 <Reading is sexy!> <내가 왜 그랬지?> 등의 단편소설도 좋았다. 하지만 모든 소설들이 좀 모자란 듯 했다. 내용구성도 엉성했고 이해하기도 어려워서 읽기에 좀 어려웠다. 몇몇 단점을 보안하면 괜찮을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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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작은거인 10
오은영 지음, 소윤경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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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기는 5학년에 올라가는 개구쟁이 사내아이다. 의사인 아빠를 두고 있어 모두들 부러워 하지만, 아빠는 옹기를 굽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식사를 하던 종기는 이사를 간다는 말에 깜짝 놀란다. 더군다나 공부를 하는 엄마는 서울에 남겠다는 말에 집을 나가지만, 오락실에서 아빠에게 딱 걸려 솔전리로 끌려간다. 옹기장이가 된 아빠와 종기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만 가고, 학교친구 대주는 수경이 옆에 앉지 말라고 하는데...

  음, 맘대로 아들이라! 문제아, 반항아, 깡패 등이 떠오른다. 물론 종기는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은 아빠의 맘대로 심보를 그대로 따라했지만 말이다. 내 생각에는 아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끝까지 자기 맘대로 이사를 고집한 아빠의 잘못이 크다. 하지만 동자승 말대로 종기가 아빠를 <라면 비법>을 고려해보지 않은 것은 역시 맘대로 심보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나오는 인물 중 아빠가 가장 존경스럽다. 물론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가고 종기에게 <라면 비법>을 쓰지 않을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다. 만약 아빠가 '내가 종기라면'이라고 생각했으면 그런 일들은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음, 내가 아빠를 존경하는 이유는 2가이지다.

  첫번째. 아빠는 <라면 비법>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라면 비법>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좋은 IDEA인 것 같다! '내가 만약 ~ 라면'이라고 생각하는 것 말이다. 그냥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말보다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앞으로 <라면 비법>을 잘 실천해야 겠다.

  두번째. 모든 사람들이 동경하는 의사라는 멋진 직업을 포기하고 옛날부터 천대받던 옹기장이가 된 용기이다. 나는 너무나 하고 싶더라도 의사를 계속 해서 돈을 많이 벌고 남은 여생동안 편히 쉴 수 있을 때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엉뚱한 짓이라고 비웃는다면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이 제목은 처음 보면 나쁜 뜻으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들 <라면 비법>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다소 엉뚱하지만 깊은 의미가 담긴 제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은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에게는 조금이라도 이기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힘이 되 줄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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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게 뭔데? 낮은산 키큰나무 4
베르트랑 페리에 지음, 이선주 옮김, 조승연 그림 / 낮은산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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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은 너무나 화목한 집이다. 겨울에는 항상 다함께 이불을 피고 자는데 자기 전에 아빠는 민경이와 나에게(가끔), 엄마와 나는 각자 알아서 책을 읽는다. 그리고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으면 각자 몸이 따라주는 데로 (막)춤을 추고, 한 명이 보드게임을 가져와 떼를 쓰면 따뜻한 바닥에 둘러앉아 웃기도 하고 (동생이)울기도 한다. 난 언제나 우리 집이 보통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집은 비정상이었다!!!

 이 책의 인상은 '괴물'과 '주먹'이다. 강렬하고 진한 색들이 괴물같이 끔찍하고, 그와 대비되는 창백한 하얀색 주먹이 나를 겨누고 있어, 처음 볼때 끌리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뭐랄까, 왠지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인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별로다. 책을 읽는 내내 애매모호한 표현과 문장 때문에 짜증이 났고, 어떤 부분에서는 질질 끄는 것 같아서 졸릴 뻔 했다. 또 마지막이 너무 허무했을뿐만 아니라, 주제가 뭔지는 아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중에 가정폭력이 주제라는 걸 알고 대충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작가가 독특한 책을 쓴다고 들었고, 이 책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best 개성을 가진 책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몇 페이지 되지 않았지만, 가정폭력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알게해 주는 부분도 있었고, 이 아이가 얼마나 심하게 당했는지는 서점 지배인과 상담을 할 때, 또 끔찍한 상황을 견디려고 노력하나 버티지 못하는 괴로움도 담배피는 그룹에 들어간 이야기를 할 때에 절실히 느꼈다. 또 어렸을 때 부터 당한 아이들은 스스로 고칠 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름대로의 독특함과 살짝의 용기, 그리고 엄청난 개성을 가진 이 책은 비록 내용이 우주인의 별세계이고 제목은 내용과 전혀 관계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주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좀 야한 부분이 있었고, 별 교훈을 주지 못하는 책인 것 같아서 추천하고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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