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 바람단편집 3 반올림 11
김혜진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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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이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을 생각해봤다. 그림을 보니 비행기를 타기 전 유리병 같이 깨지는 물건들이 든 곳에는 저런 표시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러 이야기 중 한 편의 제목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이해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은 2편이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은  한 소년이 어떤 소녀를 좋아하게 되고 자신의 애정을 듬뿍 담은 시집을 그 집에 세들어 사는 친구에게 부탁해 전해주게 했다. 하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해 절망하던 그는 20년 후,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고 남편의 유품이라며 그 시집을 건네준다.

 20년 후, 남편의 유품이라며 가져온 그 시집을 보고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신이 시집을 부탁했던 그 친구가 태우지도, 버리지도 않고 소중히 간직했던 그 시집을 보며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내가 그의 영혼이었다면 어땠을 까, 덜컥 가슴이 내려온다.

 

 다른 소설은 <학습된 절망>, 아무것도 잘 하는 것이 없는 고3 삐꾸(별명)의 이야기이다. 일을 하기 전에 상상을 하면 꼭 실수하는, 아예 상상을 안 하려고 애쓰면 완전히 망쳐버리는 그는, 자신을 6년 동안이나 돌봐준 매형을 말을 따라 축구시합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온 상대편을 막지 못해 결국 경기에서 진 그는, 싸움짱인 왕싸가지(별명)에게 흠씬 두드려 맞는다. 
 

 왕싸가지는 말 그대로 일진이다. 하지만 그는 삐꾸를 기술적으로 때린 후 술김에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술이나 마시고 담배나 피고... 애들 패러 다니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공부 좀 해두는 거였는데...” 그는 자신의 행동에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어 괴로워 했다. 
 

 왕싸가지는 또 말했다. “난 너 때문에 화가 난다. 기분 좋게 이긴다는 거 모르냐? 네가 지더라도 죽기살기로 뛰었으면 내가 모자라다는 거 깨끗이 인정하는데, 넌 아예 노력도 안했어.” “넌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네가 안하는데 어떻게 이길 수 있냐? 난 그게 싫어.”


 누구나 못하는 게 하나쯤은 있다. 하지만 정말 장애가 있어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죽을힘을 다해서 노력해 안 되는 일은 없다. 삐꾸는 그저 실수를 많이 한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을 쓸모없는 아이에 두었고, 왕싸가지는 그가 노력도 하지 않고 포기한다는 게 싫었다. 

 

 이 두 소설 외에도 <Reading is sexy!> <내가 왜 그랬지?> 등의 단편소설도 좋았다. 하지만 모든 소설들이 좀 모자란 듯 했다. 내용구성도 엉성했고 이해하기도 어려워서 읽기에 좀 어려웠다. 몇몇 단점을 보안하면 괜찮을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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