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라이프 (보급판 문고본)
앨리스 카이퍼즈 지음, 신현림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엄마와 딸을 주제로한 책들의 내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 자주 피하게 되고,
어쩌다 접하게 되면 뻔히 알면서도 또 울게 되고 그렇다.
 
이건 글의 형식 자체가 구미 당겨서 찾아 읽게 되었는데 -
맙소사, 매우 콤펙트한 크기와, 사랑스러운 내지를 보고 일단 감동.

 

   
  난 네게 말해야만 해. 나 자신을 열고 널 어른처럼 대해야 해.
나는 널 어리고, 맑고, 빛으로 가득 찬 존재로만 끌어안고 있었지. 내가 너에게 몹쓸 짓을 했더구나.
 
   
   
  내가 널 어른이 되도록 해 주면 넌 그렇게 될 거야. 그리고 난 그렇게 해야 하고.  
   
   
   최악을 준비하며 최선을 희망한다.  
   

   


워낙 '글자'가 없어서 발췌문을 쓸까 말까 했지만,
역시 마음에 들어서.
 
한글로는 영, 느낌이 안오겠지만 원제가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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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구속
크리스 보잘리언 지음, 김시현 옮김 / 비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아뿔싸; 아직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본 적이 없어!!!!! 

뒤늦게 깨달았지만 어쨌든 멈출 수 없었다.
개츠비를 읽고 읽었으면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초반의 강렬함과 책 중간중간에 실린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그 외는 미리니름이 될 것 같아 패스.
간만에 반전있는 책을 읽었는데, 꽤 즐거웠다. 

영화로 만들어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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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을 모니터를 통해서 봤다면 이렇게 따스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했다.
책으로 나기까지 기다리길 정말 잘했지.
 

이상하게, 같은 말을 해도 꼭 잘난척하는 것처럼 들리는 게 있고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있는데,
나에게 황석영 선생님은 역시 후자다.
막연하게 내공이겠거니, 했던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책.
 

언제나, 장난처럼 이야기 하곤 하는 (그러나 결국엔 꼭 흥분해서 열폭하고 마는)
나의 단골 주제 몇가지가 약속이나 한듯이 뒤엉켜 녹아 있었다.
그리고 내 안의 열망들과 엇비슷한 결론이 내려져 있어서 조금은 안심했달까.
 

아직은 그래, '성장'을 할만한 단계이구나.
역으로 그런 위로를 받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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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글 자체가 흡입력이 있어서 읽는 데는 만 하루도 안걸린 듯 하다.
분위기는 다분히 유럽적이었다. (당연한가?) 
 

세계의 붕괴, 문명의 단절, 자아의 상실. 본능의 지배하는 야생의 세상. 존엄성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다는 설정의 작품에서는 대개, 그 난국을 타파하는 주인공 집단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들은 그 이전의 세계에서 주축이라 불리던 일종의 권력집단에 속해 있던 자들이 아닌 (당연하겠지만 이들은 고의적으로라도 무능력하고 쓸모 없는 말종으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그저 생물학적 여자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의 설정이다.

총 세 명의 여성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주축인 의사의 아내는 놀랍게도 상당히 도덕적이고 이타적이며, 교양있고, 차분하고, 또한 결단력이 있다. 
  
그에 비해 남자들은 무능력하고, 비겁하며, 잔인하고, 폭압적이고, 또한 수동적이다. 그들은 눈먼 자들을 격리하고 방치하는 정부와 군부로 대변되며, 음식과 여자를 독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짐승들로 묘사되고, 그러한 짐승들에게 자신의 아내마저 바치는 굴욕을 견디며 밥을 먹고 만다.

그 외의 남자란, 시도 때도 없이 밥과 엄마를 찾는 꼬마 아니면 대머리에, 애꾸에, 이제는 남은 눈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는 노인, 혹은 성상의 눈을 전부 가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제 뿐이다.
 
 

물론 이것은 의사 아내와는 달리 눈이 멀었다는 크고도 중대한 신체적 결함을 가졌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방어기재 혹은 삶의 방식 내지는 결단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또한 서로를 따듯하게 보듬어 살아가는 것이 진정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교훈적인 결말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비춰져야만 하는 안티프로타고니스트의 숙명같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 작가가 어째서 이러한 이야기를 결말까지 끌고 가야만 하는 "단 한명의 눈멀지 않은 사람" 역을 여성에게 넘겨주었는지가 손 끝에 걸렸다.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들 (특히 남성은) 정말로 여성의 저력에 대한 신념이 있기에 그렇게 설정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사회적 타자의 계급에 머물러 있는 여성을 선두에 세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한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이미 형성되어 있는 진취적인 여성상(?)에 대한 대중의 욕구에 편승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그저 "모성애"적인 면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인지.

   

그리고 - 형식적인 면에서, 쉼표와 마침표가 큰 따옴표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데 상당히 불편했다. 하얀 종이에 찍힌 점에 쥐 눈꼽만한 꼬리가 달렸나 안달렸나 살피느라 몇 번이나 같은 문장을 되짚어 읽어야 했다. 문장 부호가 커다랗게 보이는 폰트를 골라주는 편집자의 센스가 아쉬워지는 동시에, 나 역시 종이를 바라보다가 뿌옇게 눈이 멀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_-

그리고, 물음표나 느낌표 역시 사용하고 있지 않은데 ...... 영어권이야 문장 구조만 봐도 의문문과 평서문 구분이 된다지만, 한국어는 그렇지 않다..........가끔 읽다가 막히는데 괴로웠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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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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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것이 과연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와중에도 (등장인물들이나 책을 읽는 내가) 소리내서 깔깔 웃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런 류의 글은 지나치게 본격적이거나 음울해서 중반을 넘어서면 지치기 일쑤인데

고래는 호흡이 적당해서 좋았다.

삽화라든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페이지 자체를 공백으로 둔다든지. 

너무나 와닿는 형식상의 기교들도 다 좋았다. 

 

원래 베스트셀러라고 칭해지는 것들은 청개구리 심보로 몇년이 지난 후에야 손을 대는데 

이 책만큼 출간 당시에 읽지 못해 아쉬웠던 책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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