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관장님의 일화 겸, 태극권의 기에 대한 이야기 한 자락.

관장님이 뭔가 따질 일이 있어서 어느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체격 좋은 남자들 몇 명이 있었다고 한다. 관장님이 키도 작고 대단하게 보이질 않아서인지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길래 목소리를 조금 크게 했더니, 한 사람이 인상을 쓰며 '당신 뭐야'  하면서 주먹질을 할 기세였단다. 관장님이 자세를 낮추어 기를 운용해서 두 손으로 그 사람을 순식간에 번쩍 들어 책상 위에 앉혔더니, 다들 놀라서 입을 못 다물고... 그 다음 일처리는 일사천리로 잘 되었다고 한다.

태극권을 배우면서 기를 잘 수련하면 상대방의 몸집이나 성별 등 외관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힘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수련이 덜 되면 눈으로 많이 판단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따라 기운이 잘 나오기도 하고 덜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데(상대방이 자신보다 크면 자신도 모르게 근육에 힘을 쓰기 때문에 상대방에게까지 전달되는 힘이 오히려 약화되기도 하고), 수련을 많이 할수록 상대방과 관계없이 자신이 연마한 힘이 그대로 나오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몸집이 작고 가벼워서 번쩍 들리던 사람도, '당신의 발이 커다란 고목나무처럼, 태산처럼 땅 속에 뿌리를 깊이깊이  내리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서 있으라.'고 귓속말로 일러주고서, 몸집 큰 사람더러 그 사람을 다시 들어 보라고 하면, 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씀도 들었다.

'상대방에게 구애받지 않고 내 힘(사랑, 자비, 진솔함, 겸손, 즐거움 등등)을 그대로' - 도의 경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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