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상담소에서 쓴 별칭이 '따지'였다. 원래는 '하늘천따지'인데, 부르기 편하게 줄여서 불렀던 건데... 이제는 책읽다가 '따지지 말고...'라는 말에 걸린다. 땅처럼 넓고 따뜻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지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한편으론 따지기  좋아하는 내 한 면을 자꾸 보는 것 같아 마음 편치 않은 이름이 되어 버렸다. 어떤 사람은 '딴지'가 생각난다고 하고...

앞으로는 머릿속에서 따지며 살지 말고, 따져보다가 승산이 없으면 그냥 포기하지 말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호기심 가지고 관찰하며, 더 재밌게 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이런 내 마음의 변화를 담은 이름을 생각해 봤더니, '슈렉'의 피요나 공주가 떠올랐다. 상담소의 어떤 사람은 '아테나'가 어떠냐고 했는데, 이제는 추상적인 것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에, 좀더 구체적인 캐릭터를 가진 '피요나'가 더 좋아 보인다.

씩씩하고, 솔직하고, 생기발랄하고, 때로 엽기스럽고, 내숭도 가끔 보이고, 귀엽다. 게다가, 깜찍한 겉모습이 본모습이 아니라, 뚱뚱한 슈렉형 아줌마 스타일이 본모습이라는 반전도 유쾌하고 친근감이 가고...

슈렉을 다시 빌려다 아이들이랑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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