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초등학교 동창회에 친구랑 갔다. 시야가 좁은 나는, 초등학교 때 두명의 친구만 사귀었는데, 한 친구는 계속 가까이 지내고, 한 친구는 중학교를 달리 가면서 멀어졌다. 그 친구가 나를 보고싶어 한다기에 갔더랬는데, 막상 그 친구는 못오고, 삼십여명의 다른 친구들만 만났다.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내 마음을 읽으며 한명씩 만날때마다(우리가 젤 먼저 가서, 맞이 하는 입장이 되어서 더 편했던 듯), 전혀 어색함없이 자연스럽고 반갑고 즐거움을 느꼈다. 학교다닐때 말도 안 해봤던 친구들이 대부분인데도, 초면인 사람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중 한 친구는 지금 서예학원 겸 한자학원 원장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 사이에 '훈장선생'으로 통했다. 개량한복으로 된 마고자를 입고, 맑은 분위기의 친구다.  내 결혼식때 글씨 써서 선물했던 친구. 마음이 통할 것 같다.

열세살 이후로, 거의 삼십년만에 보는 친구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친구는 없어 보인다. 그런 사람은 이런 시골학교 초등 동창회엔 안오는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엄마 치맛바람으로 잘나가던 친구들도 안보인다.(나만 빼고^^... 나도 처음 나간거지만)

어쨌든, 말띠다운 열정과 맑음들이 엿보였고, 어느 한 말띠 친구가 더 보고싶어졌다.

우리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모임 끝나기 전에 먼저 나왔는데, 하늘에선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느 만남인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의 만남을 축복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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