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에서 집단상담 보조를 맡고 있는데, 오늘로 6회기를 맞았다. 10회기인데, 갈수록 어르신들께 많은 걸 느끼고, 배운다. 자신의 자리를 그리 오래도록 잘 지키시고, 이제는 조금 여유있는 삶을 맞이하신 분들. 여자분들은 한결같이 나이 드니까 더 좋다고들 하신다. 아들 가족과 함께 살면서 손자 손녀들 돌봐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신데, 쾌활한 분도 계시고 조용한 분도 계시고 그 향기가 각각이신데, 모두 겸손하고 배려깊으시다.

할머니 어르신들 사이에 한분 함께 하시는 70가까이 되신듯한 할아버지 어르신께서 오늘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나이가 맞는다면, 생명을 걸고 프로포즈하고 싶은 여성이라고... 이해심 많고 지적이고 유머도 있고 편안하고...요즈음 여성들 같지 않다고... (보는 눈이 있으신 건지 없으신 건지...) 하여간 그 말씀을 하시는데 아주아주 기분 좋고 기뻤다. 아마도 나랑 영혼의 색깔이 비슷해서 그런 느낌을 가지셨을거다.  이야기 들을수록 나랑 비슷한 면이 많은 분이라는 느낌이 든다. 낭만적이고 싶어하고, 배우자에게 자주 지적당하고(어수룩해서), 꽃도 좋지만, 꽃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권위적인 게 싫고, 그러면서도 꼼꼼한 면도 있으시고. 아마도 선생님이셔서 그럴거다. 영어교사하시다가 교장퇴임하셨다는데, 교직에 자신을 맞추느라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든다. 퇴직 후에는 캬바레에 가셔서 사교춤도 자주 추신다고...

어쨌거나, 얼마나 멋지고 용기있는 분이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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