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내 폭풍속에서 산 기분이다.

8월초엔 어머니 모시고 가족들과 4박5일 일본 북해도 여행까지 다녀왔지만, 여행의 추억은 각자 간직하고...돌아오는 길에 태풍속을 뚫고 오면서 차 안은 그보다 더한 광풍이 가족들을 휘저어 놓았다.

광풍-난 남편 탓으로, 남편은 내탓으로 돌리고 있는 아이의 반항적인 태도에 대한 남편의 분노(내 관점)

        -아이들을 제멋대로 놔두며 집안일은 제대로 안하고 남들을 더 챙기려는 마누라의 어수선함(남편 관점)

큰아이를 학습클리닉에 데려갔다가 오면서 또한번 폭풍이 몰아치고...

두번의 굉장한 충돌후 잠시 평온 상태. 어쩌면 잔뜩 찌푸린 먹구름 둘(남편과 나)이 부딪치며 천둥번개가 안치는 것이 이상하겠지...

남편에게 큰아이를 이해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랑 내가 합의하기를, 남편을 우리가 이해하기로...그래서 기분 상하지 않게 하고 남편이 바라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어느정도 갖추고나면 남편 마음이 편해져서 우리를 있는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남편에 대한 분노에서 한발짝 벗어나니까, 아이들을 과잉보호하고 있던 내 모습이 보인다. 나자신과 아이들을 동정하면 할수록 남편에게서 멀어져 가게 된다. 이제는 남편을 정말로 깨끗이 용서하고 연민과 자비의 마음으로 대해야할 시점인가보다. 이렇게 생각하며 며칠을 보내고 나니, 남편에게 내가 준 상처도 만만치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강한척 하는 사람일수록 약한 면이 많다더니 남편이 무척 예민하고 불안감도 많고 걱정하며 사는 사람인 걸... 남편을 변화시키려던 나의 시도는 결국 남편을 더 조심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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