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참 좋아'라는 동화책이 있기에, 여섯살 짜리 아들에게 물었다.

나: 넌 니가 참 좋으니?

아들: 음...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어요.

나:어떨 때 싫은데?(역시 긍정적인 건 당연한 걸로 치부하고, 부정적인 것에 관심을 더 보였다)

아들:이빨이 썩으니까 사탕을 안 먹어야 되는데, 내가 엄마를 막 졸라서 사탕 사먹을 때요.

마음 한켠이 싸~해 왔다. 그렇구나. 저렇게 조그만 녀석도 자신에게 바람직한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알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자신에게 실망하는구나. 그러면서, 한편으로 자제력을 너무 이른 나이에 아이에게 넘겨 줘버린 나에게 자책감이 밀려왔다. 쉬기 위해 아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떼쓰면 그냥 들어줘버린 나. 그렇지만 전처럼 심하게는 아니다. 그저 안쓰러울 뿐. 나도 아이도. 그리고, 뭐, 치과의사가 있으니까.^^

이 이야기를 게임 좋아하는 친구에게 했더니, 종종 인터넷 고스톱을 하는데, 시작할 때는 잠깐만 하자 하고 결심하고선, 새벽 두세시까지 하고나면 후회스럽고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그렇다고.

사람들은 자신에게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다. 그리고, 대체로 바람직한 행동을 더 많이 할 것이다. 그러니까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 아닐까? ^^

과거의 경험과 나이로 인한 한계, 기질, 현재 환경 등등을 고려할 때,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걸 거다 -라고 말한 후배의 말이 마음속에 늘 남아있다.

다만, 돌파구를 찾고 싶지만 못 찾아서, 혹은 알지만 실천이 어려워서 그럴 뿐. 혹은 아직 때가 안되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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