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성당 가면서, 누가 올챙이고 누가 개구리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양한 측면이 있고, 각각의 측면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이룬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개구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연예계가 겉보기처럼 화려하고 일반적인 편견대로 퇴폐적이기만 하겠는가? 다 사람나름이지...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어느 분야에나 있기 마련이다. 그 아름다움의 기준이 또 각자 다를 것이겠고... 어느 것이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들 중에도 아주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우리 남편도 포함해서)이 있겠고, 조금 손해 보더라도 남에게 베풀며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할 수 있겠는가? 단지 내 취향에 따라 더 좋고 조금 싫은 것이 있을 뿐이지. (내 취향이라는 것은 나자신의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으로 이에 따라 사람들을 편가르는 일에 치중하게 된다면 없애버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자아이탈.)

이순신 장군에 대해 들은 바로는 군기를 아주 엄격히 해서, 조금이라도 규율에 어긋난 행동을 한 병사는 정해진 법대로 처리한 장군이라고 한다. 그래서, 난중일기에  '오늘은 군법을 어긴 아무개를 사형에 처했다.'는 글귀가 심심찮게 나온다고(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로 인해 적이 많았다고도 하지만... 군법에 엄격한 장군과 수용해 주는 장군. 누가 옳단 말인가? 그가 그럴수밖에 없는 어떤 삶의 체험이 있었기에, 그리고 어쩌면 타고난 기질에 따라 그렇게 살게 되는 것 아닐까? 다만, 각자의 방식에 따른 삶의 인과관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불평할 거리가 안되는 것이겠지. 나아가서, 열심히 산다고 살았어도 예측할 수 없는 운명에 의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사람에게 필요한 삶의 자세일 것이다. 바로 자신을 위해서.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전도서에 나오는 말씀대로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헛되고 헛되다. 설교자는 말한다. 세상만사 헛되다. ...세상만사 속절없어 무엇이라 말할 수 없구나. ... 지금 있는 것은 언젠가 있었던 것이요 지금 생긴 일은 언젠가 있었던 일이라. 하늘 아래 새 것이 있을 리 없다. "보아라, 여기 새로운 것이 있구나!"하더라도 믿지 말라. 그런 일은 우리가 나기 오래 전에 이미 있었던 일이다. 지나간 나날이 기억에서 사라지듯 오는 세월도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 것을... 무엇이나 다 정한 때가 있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나 다 때가 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가 있다....그러니 사람이 애써 수고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시키신 일을 생각해 보았더니,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제 때에 알맞게 맞아 들어 가도록 만드셨더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은 마음을 주셨지만, 하느님께서 어떻게 일을 시작하여 어떻게 일을 끝내실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결국 좋은 것은 살아 있는 동안 잘 살며 즐기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수고한 보람으로 먹고 마시며 즐겁게 지낼 일이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선물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가 한결같으셔서 누가 보탤 수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람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다만 그의 앞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음을 나는 깨달았다....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다 하느님께서 때를 정하시고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심판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란 본디 짐승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하느님께서 밝히 보여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운명은 짐승의 운명과 다를 바 없어 사람도 짐승도 같은 숨을 쉬다가 같은 죽음을 당하는 것을!  이렇게 모든 것은 헛되기만 한데 사람이 짐승보다 나을 것이 무엇인가! 다 같은 데로 가는 것을! 다 티끌에서 왔다가 티끌로 돌아가는 것을! 사람의 숨은 하늘로 올라가고 짐승의 숨은 땅속으로 내려 간다고 누가 장담하랴! 그러니 제 손으로 수고해 얻은 것을 즐기는 것밖에 좋은 일이 없다.그것이 사람마다 누릴 몫이다. ... 명예가 값진 기름보다 좋고, 죽는 날이 태어난 날보다 좋다.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좋다. ...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이 초상집에 있고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이 잔칫집에 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 찬양을 받는 것보다 지혜로운 사람에게 꾸지람을 듣는 것이 좋다....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끝낼 때가 좋고, 자신만만한 것보다는 참는 것이 좋다. 짜증을 부리며 조급하게 굴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이나 짜증을 부린다.... 하느님께서 이루어 놓으신 것을 보아라. 하느님께서 구부려 놓으신 것을 펼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일이 잘 되거든 행복을 누려라. 일이 틀려가거든 이 모든 것이 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인 줄 알아라. 아무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라. 나는 덧없는 세월을 보내면서 세상만사를 다 겪어 보았다. 착한 사람은 착하게 살다가 망하는데 나쁜 사람은 못되게 살면서도 고이 늙어 가더구나. 그러니 너무 착하게 살지 말라. 지나치게 지혜롭게 굴 것도 없다. 그러다 망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렇다고 너무 악하게 살지도 말아라. 어리석게 굴 것도 없다. 그러다가 때가 되기도 전에 죽을 까닭이 없지 않는가? 한 쪽을 붙잡았다고 다른 쪽을 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야 치우치지 않고 살 수 있다....그러면 어떤 사람이 지혜있는 사람인가? 사리를 알아 제대로 풀이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찡그린 얼굴을 펴고 웃음을 짓는 사람이 지혜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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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으로 수고해 얻은 것을 즐기는 것. 그것이 사람이 누릴 몫.' 얼마나 간단한 말씀인가. 수고하지 않은 것을 부러워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 제 손으로 수고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하느님께서 구부려 놓으신 것을 펼 사람은 없다.) 그럴 때는 겸손하게 받아들이기. 수고해 얻은 것은 즐기기. 남들에게 너무 신경쓰지 말기. 묵묵히 하고자 하는 일 하기.  하느님께서도 천지창조 하신 후에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주시어 각자 수고해 먹고 살게끔 해 주셨는데, 남의 일 살피고 운명을 탓하고 불평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다만, 사람이 타고난 소질이나 관심분야에서 자신을 펼치며 살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힘들게 사는 삶의 질곡에서 벗어나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다. 탐심, 진심, 치심에서 이런 왜곡된 삶의 모습이 나오는 것 아닐까? 타인을 만족시킴으로써 인정을 받으려는 탐심도 포함해서.

물론, 타인을 만족시켜 줘야 할 때도 있다. 그럴때 내가 수고하여 그 사람이 만족해 하는 모습을 즐기기.

사람도 티끌에서 왔다가 티끌로 돌아가는 것을! 타타타 노랫말대로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벌은 건졌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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