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달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상담공부하던 모임을 오늘 그만두다.

지난 주만 해도 이런 날이 있을 걸 예측하지 못하고 회원가입신청서까지 새로 작성해 냈건만...

이번주 월요일 영성수련 지도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두가지 공부를 계속 병행하면 이쪽도 저쪽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거라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씀이다. 한번에 한가지밖에 제대로 못하는 나로서는 두가지 공부에 가정생활까지 제대로 해내기가 버거웠던가 보다.  이왕 한우물을 팔 거,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시기는 빠를수록 좋겠다고 판단했고, 회원들에게 이야기했다. 이번주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먹는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섭식행동장애?' 습관이 다시 튀어나왔다. 소장님을 두고 떠나는게 가장 마음 무겁다. 젊지만 상담가로서 크게 성장할 재목으로 보이는, 맑고 진지하고 열의를 가진 사람인데... 내가 있을 때보다 더 잘되도록 기도해야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다음 성령을 보내셨듯이, 내가 떠난 자리에 더 나은 사람들이 와서 도움을 주든지, 은총을 개인적으로 받든지 했으면 좋겠다.

 기도는 이제 졸음이 물러가고, 자다말고 기도해도 정신은 명료하다. 기도중에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보면 '저항'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랬나보다. 내 본성을 잃을까봐 두려운 무의식이 작용해서, 멀쩡하다가도 기도만 하려면 졸음이 쏟아지는 현상이 계속되었나보다. 이런 현상을 보고 영성수련하시는 선배들이 '악이 기도 못하게 방해하는 거다.'라고 하셨는데, 어쩌면 무의식 속에 악도 존재하고, 하느님도 존재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외부에서 작용하시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의식, 무의식 속에 있는 하느님이 아닌 것들을 하나씩 몰아낼수록 하느님이 명료하게 드러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사람의 기질에 따라 하느님이 달리 드러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용기, 어떤 사람은 온유, 또는 겸손 등등으로... 예수님은 성령의 칠은을 모두 갖추신 분으로, 종교적 인습을 따라 '바리사이'처럼, 또는 죄인으로 살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가르치신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아들'이셨던 걸텐데...  

불교에서는 마음을 닦으면 부처가 된다고 하는데, 기독교에서는 마음을 닦으면 하느님의 빛이 통과하는 유리창처럼 기능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하느님을 가까이 느끼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능력을 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실제로 기를 손에서 내보내서 사람들이 쓰러지기도 하고, 투시력을 보이기도 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으니, 믿지 않을 수 없고, 사람의 능력은 놀라울 뿐이다. 하느님의 능력을 모아서 전해주는 역할이라고 해도...

앞으로 하느님께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작용하시는지 탐색해 보려 한다. 다른 책들은 가끔씩 알라딘에서 리뷰 읽으며 맛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성서와 영성수련 관련 책들만 보아야겠다. 상담공부까지 접고 하는 마당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 가정에서의 내 역할도 더 열심히... 머리만 쓰면 주화입마(?)에 빠질수도...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정리하니 조금 가벼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