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엄마는 방학 시작날이나 연말이면 우리들에게 고스톱을 하자고 하셨다. 과자랑 과일, 음료를 한 쟁반 차려놓고 점 10원이나 3,5,7..에 10원으로 내기를 했는데, 난 게임이 그리 재밌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하지만 엄마는 꿋꿋이 분위기를 띄우며 신을 내셨는데 그때 가끔 들었던 말이 "초장에 초싹, 파장에 파싹"이라는 말이다. 처음에 잘 따다가 끝판에 가서 다 잃고 지게 될 때 하는 말인데, 어떤 부분에서 지금의 나에게 이 말이 딱 어울릴둣해서 싫다. '초지일관'이 나에겐 가장 어려운 실천덕목이다.  

 특히 상담일에서 가장 걸리는데, 처음 상담공부할 때는 대단한 열정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열정이 식어서 하기 싫은 것을 다른 이유들로 변명하고 있다. 아이들, 집안일, 체력 등등... 

 자기 분야에서 30년, 40년간 경력을 쌓으며 열심히 일하고, 은퇴하고 나서도 그 분야 일을 찾아 하는 이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열정의 분배를 잘 해야겠다. 부문별로, 시간별로... 초지일관이 되도록... 선택하고 집중해서...

 그러고보니 오늘 남편한테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선물 안했다. 해마다 해왔던 일인데... 올해는 둘째딸한테 미루고 안했군...올해 정월대보름 음식 챙기는 것도 빼먹고... 달리 중요한 일이 없는데 이렇게 한두번씩 빼먹으며 하면 나중에 돌아볼때 보람이 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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