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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문체 하나하나에 아름다움과 외로움이 묻어나온다. 김주영님의 문체의 매력일것이다. 굳이 줄거리를 듣지 않아도 문체를 보면 외로움을 느낄수 있다.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문체는 정말 압권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래서 그런지, 작가 자신이 겪었던 일인것 처럼 느껴저 온다.
아버지가 바람펴서 도망가고 어미니와 자식이 단둘이 사는 얘기는 흔하다. 그리고 거기서 거기인 뻔한 얘기이고 눈물짜내기 얘기일것이다. 아마도 심한 반전의 비극을 삽입시켜서 독자의 눈은 끌수 있겠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 겨울과 웬지 잘 어울릴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다.(서평을 쓸때 '웬지'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책을 읽고 딱 느껴오는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가을도 아닌 겨울을 타는것도 아니지만, 웬지 따듯할것 같았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입담소설이나, 이문열선생님의 스케일 큰 대하소설이 아닌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었다. 작고 뻔한 내용이지만 웬지 따뜻한 내용... 이런 기대를 홍어는 저버리지 않았다.
책을 읽은 장소가 마침 강원도 산골이었다. 아버지께서 군인이셔서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계셨는데, 마침 방학이라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홍어도 데리고 갔다. 공부때문에 2~3일 정도 갔다 올려고 했는데, 눈이 많이 내려 도로가 위험했기 때문에 꼼짝없이 산골에 갖히는 꼴이 되었다. 그래도 홍어가 있었기 때문에 즐거웟던것 같다. 때마침 책을 한권 가져가서 아껴보느라고 감질이 났을 정도였다. 눈때문에 집에도 못가는데 왜그리도 눈이 아름답던지... 아마 홍어의 영향 일것이다. 펄펄 함박눈이 내리는 산을 바라보며 홍어를 읽는 기쁨이란 형언할수 없는 감동이었다. 마치 소설중에 '나'가 아버지를 기다리듯이 '나'가 내가 되어 버린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겨울에 딱 어울리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