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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흥미로운 이야기에 등장하는 니어링 부부의 매력은, 그들이 세상의 기준에 자신들의 존재를 끼워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을 갖고, 삶을 관통하여 그것을 실천하였다. 나는 그 정신을 상호존중에 입각한 베풂의 삶이라고 본다. 사랑을 소유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놓아준다는 배려의 마음가짐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배우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하였다. 그런 어떤 이상을 함께 추구하며, 밀고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지지자이자 반려자를 만나고 싶은 것이었다. 그리고 스코트가 헬렌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자신 때문에 그녀의 앞길에 장애가 된다면 기꺼이 자신은 조용히 물러날 것이며
그녀 자신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를 했을 때 이것이 진정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인가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그들은 또한 저항하였다. 직접 나서서 사회운동을 하고 그래야만 싸우는 것이 아니다. 묵묵히 삶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고, 타인을 감화시킨다면 때로는 그것이 더욱 진정성을 발휘하게 된다. 삶이라는 알맹이가 빠지고,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혼돈의시대에 삶 그 자체는 좋은 시금석이 되어준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보고 관객들이 눈물짓는 이유는 그들 내면에 있는 유토피아적 환상이 처절히 깨지기 때문이다. 동막골로 대변되는 자연의 순수함이 인간의 물욕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보며, 그들은 스스로가 인간이라는 것에 부끄러워함과 동시에 분노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느껴진 자각이 어떤 행동적 표출로
이어질 것인가는 의문이다. 감동이라 함은 마음 울림이 아니던가. 마음의 움직임이 느껴지는데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마음을 거스르는 것이다. 즉, 문제는 감동을 에너지로 삼아 어떤 삶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 이다. 스코트와 헬렌은 신념을 에너지 삼아 자신들의 공동체를 버몬트 농장 텃밭에 일구었으며,
그 곳은 동막골 보다 훨씬 강력하고 호소력이 있다. 왜냐하면 영화 속의 허무한 유토피아가 아닌,
현실 속에 자리하고 있는 살아 숨쉬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질감은 더욱 거칠고, 이 세상 것으로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교육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혼자만 행복하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행복해야 하고 더 나아가 인류 전체가 행복해야 개인의 행복도 보장된다. 그러나 현실세계에는 사회 전체를 불행하게 만드는 구조악이 많다. 바로, 이 사회의 구조악에 대해 개개인들이
저항해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개인은 무력하기 때문에 공동체를 만들어 구조악에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디학교, 여태전 인용)
니어링 부부의 삶은 우리 개개인이 아직도 서로 만나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준다. 그들의 삶은 아름다웠고 사랑이 넘쳤으며, 다행히 책을 통해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얼마나 멋진 마무리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