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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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존슨 씨의 선물.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 로도 유명한 저자의 베스트 셀러이다.

100 페이지도 채 안되는 손바닥만한 책이 왜 그리도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으며, 또 유명서점 베스트 셀러 차트 상위권에 그렇게나 오래 머물렀는지 궁금했었다. 그냥 흔해빠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이야기 류나,, 혹은 작은 감동을 전해주는 짤막한 격언집이겠지,, 심지어는 출판사에서 광고를 많이 하나..? 라는 불경한 생각마저 들었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공기와 물처럼 참 소중하나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 주변에 많다. 마찬가지로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것'임을 일러준다. 현재를 살아라? 귀에 익숙한 그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책상 위로 올라가서 외친 그 문장. 라틴어로 'carpe di em' 이라 하는, 많은 사람들이 MSN 자기소개나, 미니홈피 제목으로 애용하곤 하는 바로 그 말이다.

그래, 우리는 그 '선물'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느끼지 못할 뿐이다. 혹은 느끼더라도 그것을 자주 까먹고 만다.

사실, 진짜 소중하고 당연한 것들은 그 자체의 '당연한' 속성 때문에 천시받고 푸대접 당하기 일쑤다. 물이 없으면 그제서야 물 귀한 줄 알고, 건강하지 못할 때 비로소 그 중요성을 깨닫고, '사랑'을 잃고 난 후에 그 가치를 느끼게 되듯이 진짜 소중한 것은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 책에는 바로 그렇게 당연한, 또 당연하기 때문에 자주 망각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진짜 소중한 것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오게 한다는데 그 미덕이 있다.

존슨 씨는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듯한 주제를, 쉽고 간결하게, 또 재미있게 (이게 중요하지요) 풀어나가는 데 남다른 능력이 있다. 이 책이 비교적 얇은 이유는,, 자주 펼쳐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두꺼우면 아무리 유익한 진리라도 볼 엄두가 나지 않기에.. ^^

선물이 present, 즉 현재.와 동의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닐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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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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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흥미로운 이야기에 등장하는 니어링 부부의 매력은, 그들이 세상의 기준에 자신들의 존재를 끼워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을 갖고, 삶을 관통하여 그것을 실천하였다. 나는 그 정신을 상호존중에 입각한 베풂의 삶이라고 본다. 사랑을 소유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놓아준다는 배려의 마음가짐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배우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하였다. 그런 어떤 이상을 함께 추구하며, 밀고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지지자이자 반려자를 만나고 싶은 것이었다. 그리고 스코트가 헬렌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자신 때문에 그녀의 앞길에 장애가 된다면 기꺼이 자신은 조용히 물러날 것이며
그녀 자신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를 했을 때 이것이 진정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인가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그들은 또한 저항하였다. 직접 나서서 사회운동을 하고 그래야만 싸우는 것이 아니다. 묵묵히 삶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고, 타인을 감화시킨다면 때로는 그것이 더욱 진정성을 발휘하게 된다. 삶이라는 알맹이가 빠지고,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혼돈의시대에 삶 그 자체는 좋은 시금석이 되어준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보고 관객들이 눈물짓는 이유는 그들 내면에 있는 유토피아적 환상이 처절히 깨지기 때문이다. 동막골로 대변되는 자연의 순수함이 인간의 물욕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보며, 그들은 스스로가 인간이라는 것에 부끄러워함과 동시에 분노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느껴진 자각이 어떤 행동적 표출로
이어질 것인가는 의문이다. 감동이라 함은 마음 울림이 아니던가. 마음의 움직임이 느껴지는데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마음을 거스르는 것이다. 즉, 문제는 감동을 에너지로 삼아 어떤 삶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 이다. 스코트와 헬렌은 신념을 에너지 삼아 자신들의 공동체를 버몬트 농장 텃밭에 일구었으며,
그 곳은 동막골 보다 훨씬 강력하고 호소력이 있다. 왜냐하면 영화 속의 허무한 유토피아가 아닌,
현실 속에 자리하고 있는 살아 숨쉬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질감은 더욱 거칠고, 이 세상 것으로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교육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혼자만 행복하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행복해야 하고 더 나아가 인류 전체가 행복해야 개인의 행복도 보장된다. 그러나 현실세계에는 사회 전체를 불행하게 만드는 구조악이 많다. 바로, 이 사회의 구조악에 대해 개개인들이
저항해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개인은 무력하기 때문에 공동체를 만들어 구조악에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디학교, 여태전 인용)

니어링 부부의 삶은 우리 개개인이 아직도 서로 만나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준다. 그들의 삶은 아름다웠고 사랑이 넘쳤으며, 다행히 책을 통해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얼마나 멋진 마무리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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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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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청춘=철판이라 부른다.

청춘은 원래 부끄럽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어 부끄럽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부끄럽고,
내 자신이 누군지도 몰라 또한 부끄럽다.

원래 청춘은 그런 부끄러움을 먹고산다. 부끄러움을 하나하나 섭취함으로써 우리는 어른이 되고, 성인이 된다.

청춘표류.
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 氏가 저술한 이 시대 청춘에 대한 이야기. 청춘같지 않은 청춘이 넘치고, 히키코모리 족이 창궐하는 요즈음, 이 책에 담긴 젊은이들의 사연에 귀 기울여보자. 청춘같지 않은 청춘이라함은 곧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이다.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뻔뻔스러움은 앞서 말한 '철판'의 의미와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그것은 순진과 순수의 차이만큼 다르다.
순진이 단지 세상을 모르는 것인 반면, 순수는 세상의 허물을 온몸으로 겪고서도, 그것을 다시 벗겨낼 수 있는 강인함이다. 마찬가지로 청춘=철판.은 부끄러움을 알되 그것을 통해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고 변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나, 뻔뻔스러움은 '그래서 어쩌라고?' 하고 반문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책에 소개된 11인의 젊은이들은 모두 그런 철판.을 지닌 사람들이다. 부끄러움에 벌벌 떨었으나,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였다. 누군가 그랬던가, 진정 어려운 일은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다치바나 氏는 요즘 젊은이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듯 하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속에는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이 녹아있다. 관심이 없다면 이런 글을 쓰기나 할까?

청춘이 자꾸 세태에 영합하려고 하고, 적당히 취업하여 빌어먹고 사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 이때. 덜먹고 덜입고 덜 안락해도 스스로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잊지 않게끔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내 청춘, 내가 추구하는 행복은,
자꾸 까먹게 된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잊으려고 노력한다.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기에.. 즉 이런 청춘을 혼내는 다치바나 氏, 감사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김형태 氏의 '너 외롭구나?'가 청춘의 문답식 카운슬링 이었다면, 이 책은 생생한 사례를 다치바나 氏 특유의 저널리스트 글쓰기가 녹아든 탐사보도.인 것이다.

서명 : 청춘표류
저자 : 다치바나 다카시
출판사 : 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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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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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과 자취방에서 어울리며
술잔을 기울이던 중..

이미 넉넉히 술은 취하였고,
한 후배녀석이 뜬금없이 불그레한 얼굴로 묻는다.
'형,,, 사랑이 뭐에요..?'

나는 그런 뜬금없이 던지는 화두.가 마음에 든다.

화두.는 두서없고, 또한 짧은 말 한 마디지만 그 무게는 만만치 않다. 그 한마디가 나오기까지, 숱한 밤을 편두통에 시달리게 한 상념과 가슴속에 차오르는 답답함이 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랑이 뭐냐.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안다고 그 상념과 답답함이 없어지랴..

실은 나도 궁금하다. 사랑에 쉽게 빠지고, 집착하여 아파하고,
그럼에도 금방 또 다른 사랑에 빠지는 나 자신에 대해 혐오하면서 말이다.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아니 하지 않으리라 맹세하지만 또 사랑하게 되고,,

알랭 드 보통 氏가 25살때 이 책을 썼다는 것은 비슷한 또래의 본인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본인도 스스로를 감수성이 탁월하다고 자평하나, 그 세밀함을 이런 글솜씨로 풀어나가는 보통 氏의 능력에는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문학이면서, 철학서이고, 인간관계에 대한 훌륭한 심리학 교재이다. 앞서 언급했던 궁금증은 책을 천천히 읽으며 다 풀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

허헛,
누군가 그랬던가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사랑하라'고.

그래 그 말이 진리는 아니더라도, 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자살,, 냉소주의,, 금욕주의를 통해 사랑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그렇게 해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

결국은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것 아닌가..

이 책이 해답은 아니더라도, 그런 위로.는 건네줄 수 있을 듯 하다.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희망.말이다.

서명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저자 : 알랭 드 보통
출판사 : 청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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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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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년실업으로 방황하고 있는 이 땅의 청춘들에게
들려주는 촌철살인이 담긴 카운슬링의 기록이다.

그러나, 단지 이 책을 고민상담이나 들어주는 무슨 처세서로
여긴다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이 저작물은 카운슬링인 동시에
21세기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분석해낸 날카로운 사회비평서이다. 그것은 학자들이 펴낸 고리타분한 논문을 뛰어넘는 공감을 선사한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나의 배경과도 무관치 않다.

이태백, 청년실업이 사회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요즈음. 그 조류에 휩쓸리지 않기위해 부단히도 버둥대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4학년 1학기를 남기고 휴학을 한, 소위 '대학 5학년'인 본인도 빠질 수 없다.

이 시대의 젊은이는 무척 외롭다. 시대의 배경이 다른 부모님 세대는 그들의 고민을 이해할 수 없고, 또래 친구들은 서로 경쟁하느라 틈을 보일 여유가 없으며, 신세 한탄하며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선배 또한 드물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가뭄 속에 단비요, 쿨쿨 잠든 정신을 찌릿!하게 만드는 불주사.에 비견할만 하다.

책을 보다가 기억에 남는 페이지를 접는 버릇이 있는데, 하도 많이 접어서 책이 두툼해졌다.

청년실업은 단지 현 시점에서의 일자리 문제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대한민국의 거대한 불황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저자가 지적했듯이, 예술과 철학이 부재한 교육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원인과 해답을 통렬히 설파한 저자의 분석은, 단순히 한 개인의 꿈을 찾는 것에서 이 사회를 치유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꼭 읽어봐야 할 책.
최근 본 책 중,, 가장 감명을 받았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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