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하루 15분 정리의 힘

하루 15분 정리의 힘 - 삶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공간, 시간, 인맥 정리법
윤선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3월

하루 15분 정리의 힘 (윤선현)

며칠 전 뉴스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 소개와 더불어 ˝정리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나와 인터뷰를 했다. 안 그래도 출산 준비로 여기저기서 받은 물건들이 본의 아니게 집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이미 베란다엔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짐이 쌓였고 가구 서랍은 터질 듯이 꽉 차서 고민하던 터였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이미 읽었는데, 좋은 힌트를 많이 얻긴 했지만 지나치게 없이 사는 것이 좀 극단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찾은 또 한 권의 책이 ˝하루 15분 정리의 힘˝이다. 지은이는 윤선현이라는 사람으로, 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라고 한다. 신생 직업인 줄 알았던 정리 컨설팅은 미국에서 이미 1980년대부터 생겨난 직종이었다.
그나저나 하루 15분이라니. 처음부터 이것저것 다 갖다 버리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도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라는 것은 날잡아 하거나 완벽하게 하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날마다 설거지 하듯 조금씩 정리하길 추천한다. 오늘은 냉장고 한 칸, 내일은 바구니 하나. 이런식으로 말이다. 15분을 정리하다 나머지는 내일로 미룬다.
물건 수납은 적재적소에, 그룹핑해서 넣는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수납을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잡동사니를 버리는 것이다.
잡동사니 리스트는 사진으로 찍었는데, 첫 줄 부터가 정말 버리자고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정리라고 하면 집이나 사무실 책상 정리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정리의 범위는 상당히 컸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은 ˝공간 정리˝였고, 글쓴이는 그 외 ˝시간 정리˝ 와 ˝인맥 정리˝까지 제안한다.

시간, 업무 정리에서 깊이 공감이 갔던 내용은 내가 무엇을 하면서 업무시간을 보내는지 기록하고 파악하라는 것이다. 또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씩 해나가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그걸 정리할 시간에 일을 하는 게 낫다고 반문한다. 하지만 해야할 일을 머릿속에 깨끗이 기억하고 매일 목표치를 달성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 방법은 정말 효과가 있다. 오히려 이런 것을 따르지 않는 사람 중에 일의 범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맺고 끊음이 불명확해서 일을 흐지부지로 하거나 제때 끝내지 못해 주변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많다. 그런 사람에겐 특히 업무에 대한 정리와 기록이 꼭 필요하다.

인맥 정리까지 주제로 나오리라곤 생각 못했다. 지은이는 인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 인생에서 인맥을 정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 좋은 사람들을 되도록 많이 만나고, 자주 소통하라.
- 불필요한 사람(크레이지 메이커)이나 모임은 과감히 정리하라.

아직 그 수많은 사람을 평생에 걸쳐 잘 관리하라는 것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의 정리에 대한 생각에 대단히 동감했으므로 인맥 관리에 대해서도 내가 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해 보면 무척 중요하고 삶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불필요한 사람을 정리해 본 경험은 내 인생에 가장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꼽기도 하니 말이다. 쓸데없는 걱정말고 과감히 버릴 때 그 이로움과 해방감은 말로 할 수 없이 청량하다.

정리는 단순한 환경적 변화나 인테리어가 아니다. 삶의 대부분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공간을 차지하고 지내며, 그 공간을 물건으로 채운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물건들을 쓸데없이 이고지고 산다. 물건 뿐 아니라 공부, 업무를 산만하게 하거나 관리도 못하는 인맥을 이고 지고 살기도 한다. 글쓴이는 정리에 대한 핵심을 잘 짚어준다. 우리에게 정리는 삶의 청소부이며 도우미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