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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 차별과 다양성 사이의 아이들 ㅣ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1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0년 3월
평점 :
영국 사회에선 이제 ‘백인뿐인 곳‘은 너무 오래된 곳, 낙후된 곳이라는 뜻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저자의 아들은 이른바 명문인 ‘가톨릭 초등학교‘ 를 다니다가 낙후된 곳의 ‘구 밑바닥 중학교‘ 에 들어가게 된다. 입학설명회때 둘러본 아이의 말은 ‘좀 백인들 뿐이네‘ 였다. 그런 느낌에도 아이는 그 학교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곳을 다니며 아이가 겪는 일들을 저자는 부모로서 조금은 멀리서 담담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기록했다.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연극 발표를 준비하게 된다. 연극은 영국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공식적으로 배우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한다. 예전에 회사 다닐때 중요시됐던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의사소통 능력이었다. 이 스킬은 학교에서 딱히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구직 시에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어 있었다. 어렵사리 들어간 회사 안에서도 결국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이들이 많다. 신랑이 회사를 관두고자 하다 마지막에 참가했던 리더십 교육에서도 ‘즉흥연기‘ 와 같은 스킬을 연습해 소통능력을 기르도록 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꼭 그런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연기가 꼭 티비에 나오기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부모의 말연습˝이나 ˝언어가 필요해˝ 류의 책도 사실은 내 생각을 잘 표현해 내는 방법이란 면에서 일맥상통하며, 실제 연습을 할 수 있는 재밌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연기라는 생각이 든다.
또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수영대회에서 명문 출신과 이외 출신 학생들이 레일을 따로 배정받아 출전하는 것이었다. 계급사회를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수영장에서의 레일은 그 둘을 확실히 갈라놓았다. 소수의 명문 출신은 명문 소수 몇명과만 겨뤘고, 이외 출신은 다수의 선수들과 겨뤘다. 분명히 불공평한 방식이었지만 별다른 불만이 제기되지 않았는지, 그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 학생들 사이에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수영복부터 차이가 드러났다.
저자는 음악컬럼니스트를 하다가 아이들에게 관심이 생겨 탁아소에서 일을 했는데, 그곳 아이들은 인종도 다양하거니와, 부모의 형태도 다양했다. 엄마만 두명, 아빠만 두명인 아이, 외부모 아이, 일 나갈땐 여장을 하고 나가는 아빠를 둔 아이 등 다양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다섯살 내 아이도 얼마전까지 ˝엄마 난 크면 여자 돼, 남자 돼?˝ 란 질문을 하곤 했다. 오히려 아이들은 젠더에 대해 열려있다. 책을 일고 나서 아이에게 세상엔 엄마 둘과 사는 친구, 아빠만 두명인 친구도 있다고 설명해줬더니, 자기도 엄마가 둘이었음 좋겠단다. 그럼 한명은 집안일 하는 동안 나머지 엄마가 자기랑 놀아줄텐데, 라면서. 아빠인데 여자인 사람도 있다고 했더니 여자가 바지만 입고 다녀도 되는 것처럼? 이라고 곧잘 이해를 한다.
저자는 ‘다양성‘ 은 아주 복잡하지만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어 좋다고 하는데, 나도 그에 동의한다. 내가 사는 곳은 다양성이 크진 않기에 이렇게 멀리서 책으로라도 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