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북펀딩에서 소개글에 감명을 받고 펀딩에 참여했다.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에서 난민과 섬 사람들의 건강을 밤낮없이 돌보는 의사 바르톨로의 삶은 하루 하루가 힘겹고 고되었지만 하루만에 후루룩 읽을 수 있을만큼 매력적이었다. 번역이 훌륭해서 더 좋았다. 한 사람이라도 바다에 빠진 이를 그저 바다에 맡겨 놓지 않는 섬 사람들, 그리고 그 섬으로 끊임없이 몰려오는 난민들. 그리고 난민이 도착할때마다 그들의 상태를 봐주고 심지어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는데 온 힘을 기울이는 의사 바르톨로. 그 모든 이들이 이루어내는 기적과 그들이 겪어내는 슬픔들을 책에 담아내고 있다. 피곤함에 어쩌면 눈감을 수도 있는 문제들까지 바르톨로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해결하곤 한다.난민의 문제는 저 먼 남의 나라인줄 알았던 우리도 한때 난민이 이슈였던 적이 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테러리스트가 섞여있을 것을 걱정하며 그저 남의 나라 이슈로 계속 남겨놓으려 했다. 난민을 수용하자는 사람에겐 “당신이 제주도 가서 난민 직접 수용하” 라는 비난이 당장 일었다. 당시 난민을 수용했던 유럽 몇몇 국가에서 실제로 테러가 일어났는지라 그 두려움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가족과 헤어지고 죽음과 절망을 당장 눈 앞에 둔 이들을 그렇게 외면해도 되나 싶었다. 우리도 전쟁으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국가의 도움을 받았던 것은 잊었나보다. 지옥을 방불케하는 난민선, 그들의 울분에 한없는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누가 시킨적도 없는데 그 일을 그토록 오랫동안 맡아온 바르톨로 의사의 선행은 보는 이를 감동시킨다. 그가 어릴적 학교 마치고 친구들과 바다로 다이빙하러 다닌 추억, 열심히 일하셨던 아버지와 음식 솜씨가 대단했던 어머니 이야기는 난민의 이야기와 대조되어 더욱 평화스럽게 비춰진다.지금은 그 난민 난리도 잊혀지고,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난리다. 책 출시가 늦은 감은 있지만, 코로나 덕에 강제 집콕하면서 읽기에는 너무 좋은 책이었다. 그곳에서 찍은 영화 “화염의 바다” 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