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뭐예요? 보고 또 보는 과학 그림책
필립 번팅 지음, 김아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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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 아이가 옛날이야기 해달라고 점저 조르는데 정말 아는 얘기가 없었다. 이야기를 만들자니 머리 쓰느라 내 잠이 아주 달아나 버렸다. 하지만 아이는 제 잠이 올 때까지 졸랐다. 하는 수 없이 옛날 아주 먼 옛날... 완전 옛날 끝판왕 맨 처음 얘길 해주마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무 것도 없는 어둠, 먼지가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다 서로 붙기 시작한 이야기, 빵 터져서 사방으로 흩어지던 빅뱅, 이후 생겨난 수금지화목토천. 그 중 지구에 수천년 비가 와 바다가 생기고 그 안에 생명이 생겨난 이야기. 생명 중 하나가 땅밖으로 나오고 공룡시대를 지나 그 중 어떤 녀석은 원숭이가 되고 그 자손은 사람이 된 이야기. 몇번 해주다보니 네살 아이가 수금지화목토천해명도 말하고 공룡이 왜 죽었냐는 둥 여러 질문을 해대며 관심을 보였다. 잠이 솔솔 오는 이야기로 성공은 못했지만 매번 해도 재밌는 옛날이야기 레파토리 하나 만드는덴 성공한 셈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어린 아이에게 이해될만한 그림책이 있었음 하던 차에 발견한 책이 <<빅뱅이 뭐예요?>> 다. 듣고 상상만 하던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게된 아이의 느낌은 어땠을까. 글쎄 겉으론 별 감흥없어 보였다. 이해를 잘 하곤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야기를 몇번이나 듣고도 살아있는 공룡 보여달라고 조르니 말이다. 엄마인 내 감흥은 좀 남달랐다. 엄마표 옛날 이야기보다 좀더 검증된 내용(언제부터 생명에 눈이 생겼는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도 또렷하고 색감도 예쁘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된 것이 있다. 지구 바닷속에서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순간, 그것이 아주 오랜 세월 뒤 “나”라는 자손을 낳게 되는 것을 보며 나란 존재는 사실 지구의 일부, 즉 지구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구별, 나는 별이었다. (지구는 별이 아니라 행성이라고? 어쩌면 지구에 떨어져 지구의 일부가 된 별똥”별” 부스러기에서 생명이 태어난 것일지 누가 아는가) 모든 생명은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에서 나는 그저 흙에서 먹을 것을 얻고 그것이 내 몸이 됨으로서, 내가 흙에서 왔다고 어렴풋이 생각했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구의 한 알갱이에서 시작했음을 진정 과학적으로 느꼈다.

지구의 첫 생명은 동그란 알처럼 생겼는데, 마치 난자와 닮았다. 태초의 모습이 아직 내 몸 안에 남아있는 모습이다. 그 부분도 책에 함께 그려져 있어 좋다.

다만 네살아이가 알아듣기엔 조금 어려운 어휘들로 구성되어 있어 별 하나 뺄까 하다가, 애초에 어떤 연령층 대상인지 모르는데 너무 개인적 평가라 다시 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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