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읽은 후 읽었다.

작가는 “무지개떡 건축”에서 아래가 상가로 거리와 소통하고 윗층은 주거지로 직주근접이 가능한, 그래서 범람하는 인구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무지개떡 건축”이 건축가인 작가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축 개념을 소개하고 본인이 건축한 사례를 소개한 책이라면 “가장 도시적인 삶”은 서울과 세계 곳곳에서 발견한 무지개떡 건축의 발견이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무지개떡 건축은 아예 새로운 시도인가? 그건 아니었다. 도시 인구가 범람하면서 한옥이 2층으로 올라간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널리 퍼지진 못했던 것이, 우리는 온돌에 등을 지지고 사는 민족인데, 무거운 온돌을 2층 이상에 시공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술의 발달로 온돌 바닥 시공이 가능해 진 뒤 시도된 무지개떡 건축 사례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는 악기 상가로 널리 알려진 낙원상가나 전자제품으로 유명한 세운상가도 있었다. 낙원상가에 미처 사람이 살 것이라곤 생각 못했는데 사는 사람 후기로는 사통팔달한 교통에 산과 궁궐이 보이는 전망, 바로 지하에 있는 시장 덕분에 굉장히 살기 좋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무지개떡 건물들은 1970년대 초에 지어진 것이 많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낡고 낙후되어 보이는데, 잘 들여다보니 굉장히 살기 좋은 짜임으로 만들어진 곳들이 많았다. 그때 어떤 철학으로 지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잘 고쳐쓰고 다듬었더라면 그리 무너질듯 낙후되어 보이진 않았을텐데. 120살이 넘었지만 새것만 같은 약현성당과 그 앞에 40살밖에 안됐지만 400살은 되어 보이는 성요셉 아파트의 대비는 건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슈다. 우리의 주거와 생활 환경도 이를 가장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좋은 부동산 입지를 가리키는 말로 역세권, 몰세권 이라 하는데 무지개떡 건축으로 도시 상주 인구를 늘리면 굳이 천문학적 돈을 들여 교통 인프라를 지어나가지 않아도 직주근접으로 어느정도 해결될 것이며 1층이나 지하에 상점이 있다면 몰세권이 따로 인기를 끌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거환경 설계에 대한 무관심과 부동산이 돈벌이가 되는 특성 때문에 난개발이 여전한 느낌이다. 그런 가운데 무지개떡 건축철학을 정립하고 기존 사례를 살펴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렇다면 왜 당초 2층 한옥의 2층에는 주거가 들어가지않았던 것일까?
여기에는 기술적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온돌 때문이었다. 주거에는 온돌이 필수적인데 당시 기술로는 축열층이 수십 센티미터에 이르는 재래식 구들을 목구조의 2층에 올려놓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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