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파 주는 생쥐 문지아이들 184
김태호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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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한계를 경험하고 나약함을 느끼는 순간 '힘'을 갈망하게 된다.

힘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방어막으로 시작된 힘은 그 방향에 따라 양상이 달라진다.

상대를 힘으로 찍어누르며 존재를 증명하는 이도 있고,

내가 가진 힘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고 그들과 연대하는 이도 있다.


이 책은 '힘'이 필요했던 생쥐 '바달가'의 여정을 따라가며 '힘의 가치'에 대해 묻는다.

야생에서 생존에 위협을 느끼던 '바달가'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힘'을 갈망하게 된다.

그에 따라 '바달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힘센 존재로 변해간다.

'바달가'의 여정을 따라가며 '힘의 끝'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바달가'의 여정과 대비를 이루는 것은 '바달가'의 엄마인 '이플'의 여정이기도 하다.

둘의 여정이 결국 맞닿는 지점에서 감동이 느껴진다.


"세상에는 힘이 센 것들이 많았어.

하지만 남을 위해 그 힘을 쓰진 않더라."(177쪽)


드넓은 야생에서 살아남기에 한없이 나약해보이는 생쥐들,

그들로 대변되는 '작은 존재'들이 연대하며 보여주는 힘을 통해

단순히 약육강식의 논리로 '힘'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얄팍한 시각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겨울 거리를 비추던 수많은 점들이 떠오른다.

각자 가진 힘은 작았을지언정 함께 모여 연대하며 그 힘을 나누니

그 어떤 칼바람보다 강한 힘을 가졌던 우리였다.


#귀파주는생쥐 #김태호 #오승민 #문학과지성사 #동화책 #중학년동화책 #고학년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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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날까 이야기친구
최영희 지음, 곽수진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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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누군가와 만난다는 건, 나의 세상을 내보이고 상대의 세상에 기꺼이 들어가는 일일 것이다.

그 만남을 통해 나의 세상이 조금씩 커간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뿐 아니라 동물, 식물, 심지어 물건까지도

우리는 수많은 인연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세상을 넓혀간다.


이 책은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수많은 만남 중 인간과 외계의 비인간의 만남을 다루는 6개의 단편을 담고 있다.

전작 <알렙이 알렙에게>, <써드>를 통해 SF동화의 진면모를 보여준 최영희 작가와

류츠신의 <불을 지키는 사람>에서 SF동화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은 곽수진 작가의 만남이

이 책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최근의 한국 문학에서 김보영, 김초엽, 천선란으로 대표되는 SF소설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반해

어린이 문학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SF 동화이기에 한 편 한 편 아껴가며 읽었다.


6개의 단편 중 마음에 많이 남았던 것은 <휘어지는 직진>과 <문어 도시 여행기>였다.

'만남'이 '교감'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여서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보편적이지 않은 설정에서 보편적인 감정을 잘 풀어내는 그 순간의 반짝임이 참으로 좋았다.


"오래 시간이 걸렸지만 돌아왔습니다, 해니 양.

아주 멀리까지 갔더니 직선으로도 곡선이 그려지더군요."(79쪽)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인간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우린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넓어진 시야 안에서 보다 넓은 감정의 진폭을 품어 나간다면

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만날까 #최영희 #곽수진 #창비교육 #SF동화 #단편동화집 #고학년동화책 #중학년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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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한국사 - 5천 년 역사가 단숨에 이해되는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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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쌤의 도움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무사히 합격했거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라고 자문했을 때 흔쾌히 예스하기가 부끄러웠다.

나와 같은 이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는 책이다.


큰별쌤의 또다른 저서인 <역사의 쓸모>는 역사적 사건들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메시지를 읽어내는 거라면

이 책은 '최소한의'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게끔

한국사에 대해 '이것만은' 알아야한다는 핵심적인 내용들을 토대로 한국사 전반을 훑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무엇보다도 저자인 '큰별쌤'이다.

큰별쌤의 또다른 저서인 <역사의 쓸모>도 그러했듯,

마치 큰별쌤의 강의록을 옮겨다놓은 듯한 문체여서 큰별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역사'라는 카테고리에 겁을 먹을 수 있는 역사 초보들에게 큰별쌤의 친절한 문체는 역사에 대한 장벽을 낮춘다.


그러나 '최소한의' 것만 담고 있기에 역사를 좋아하는 이들은 이 책으로는 부족할 듯 싶다.

달리 생각해보면 역사에 대한 목마름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책이 한국사 공부를 향한 훌륭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를 사는 우리 역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역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나요?"(349쪽)


큰별쌤이 친절히 짚어주는 과거의 발자취를 통해 지금 나의 모습, 우리 시대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큰별쌤이 누누이 강조하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일매일이 결국 나를 완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쩐지 부담스럽긴 하지만,

매일의 내가 완성해가는 '미래의 나'가 나의 역사가 되는것이 아니라,

'매일의 나', 즉 현재의 나의 모습에 충실하는 것이 바로 나의 '역사'가 되는 것 아닐까.


#최소한의한국사 #최태성 #프런트페이지 #큰별쌤 #역사도서 #교양도서 #인문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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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달강
권정생 지음, 김세현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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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김선생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권정생 작가의 '세상달강' 이야기에 김세현 작가의 그림을 붙여 나온 그림책이다.

<세상달강>이라는 책의 제목이 동글동글 참 귀엽게도 발음된다.

'세상'이라는 단어에 동글동글한 어감이 달리니 이 책이 그리는 세상 또한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한 세상이지 않을까 짐작하게 된다.


아이가 서울에서 사온 밤들을 살강 밑에 묻어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밤들을 쥐가 야금야금 먹어버리기도 하고, 이웃집 할머니가 가져가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는 하나 남은 밤을 껍데기는 닭에게, 허물은 돼지에게, 알맹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나눠 먹는다.

자그마한 밤 한톨이 빚어내는 사랑이 참으로 따뜻하다.

색이 바래버린 '나눔'의 미덕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흑과 백의 선명한 대비가 있는 그림에서

'알강달강 세상달강'이라는 말과 함께 다채로운 색깔의 그림으로 확장되는 그 순간은

마치 아이가 보여주는 '나눔'과 '사랑'의 힘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서 참으로 감동적이기도 했다.


#세상달강 #권정생 #김세현 #한울림어린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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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도 제작자 - 세상의 끝을 찾아서, 2023 뉴베리 명예상 큰곰자리 80
크리스티나 순톤밧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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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과거의 굴레에 갇혀 허우적대는 순간이 있다.

벗어나려하면 할수록 올가미에 걸려 들어가는 기분으로 무력해지는 순간 말이다.


"내 앞에 놓인 온갖 종류의 문을 열고, 어딜 가든 당당히 고개를 들고 다니게 해 줄 열쇠.

리니얼만 있다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146쪽)


<마지막 지도 제작자> 속 '사이'가 지나가고 있는 시간 역시 그 순간이다.

'사이'는 자신의 계급을 숨기고 지도 명장의 조수로 일하고 있다.

'사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계급과 가난의 굴레를 벗어버리는 것이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사이'는 새로운 대륙을 찾아 떠나는 배의 원정에 합류한다.


배의 원정에는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합류한 이들이 있다.

그들 역시 '사이'처럼 탐험을 통해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굴레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그로부터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도망갈 곳이 존재하지 않는 '바다 위'라는 공간이 주는 긴장감,

바다의 일이라는 것이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그 긴장감을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하지만 과거는 오징어 먹물 같았다.

희미해질지언정 사라지지 않고, 바닷물로도 씻어 낼 수 없었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는 바꿀 수 있다."(336쪽)


새로운 땅, 새로운 미래를 찾아 떠난 '사이'의 발목을 잡았던 건

'사이'의 '과거'가 아니라 과거의 굴레에 갇혀버린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일은 마음 먹기 달렸다'라는 말이 참으로 무력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사이'가 보여준 발버둥,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읽고 있자니

그 말 만큼 '현재의 나'에게 용기가 되는 말도 없는 듯 하다.


#마지막지도제작자 #크리스티나순톤밧 #책읽는곰 #뉴베리 #뉴베리명예상 #고학년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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