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온 - 좋은 일이 찾아오는 이름 키큰하늘 11
조현미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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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북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게된 책이다. 표지 속 소녀가 들고 있는 꽃도, 제목 속에 o자에 들어가 있는 것 또한 민들레씨다. 책을 넘기다보면 페이지 곳곳에 마치 누가 바람을 일으킨 듯 민들레 씨가 퍼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노란 민들레의 꽃말이 '감사하는 마음, 행복'이라는데, 꽃말과 책의 내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짐스러버가 내던져야 할 것 같은 돌덩어리도 잘만 쓰믄 내를 살리는 약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살아 보니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디다.

지나고 보면 그 일이 좋은 일로 바뀔 때도 있지요.

마음만 고쳐먹으믄 나쁜 일도 좋은 일이 된다 이 말이지요."

<다온>, p.121


할머니가 원해서 마련되었던 '하늘나라 환송회'에서 할머니는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위의 말을 전한다. 말의 끝이, 그 누구에게보다 다온이에게 닿길 바랐을 것이다.


거센 물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물길을 건넜던 할머니, 혼자 남겨진 삶에서 어쩌면 보이지 않는 무거운 돌덩이를 이고 살아가야 할 다온이. 다온이가 너무 씩씩해서, 말없이 토닥여주고 싶었더랬다.

'좋은 일들이 찾아 온다'는 '다온'이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무거운 돌덩이를 이고 살아가는 다온이에게, 그리고 다온이처럼 가슴에 돌덩이를 이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부디 좋은 일들이 계속 찾아와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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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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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물건이 하나씩은 있다. 책 속 인물인 소미처럼 그 물건이 '인형'일 수도 있고, 책 속 할머니처럼 '오래된 전축'일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사람들의 애착 물건으로부터 출발점을 갖는다. '나의 애착 물건이 사실은 숨을 쉬고 있었고, 나에게 꾸준히 말을 걸고, 나를 도와주고 있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소설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7개의 챕터로 이뤄졌는데, 각 챕터별 에피소드가 진행되지만 소미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뤄 각 에피소드들과 에피소드들 속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띤다. '애착 물건이 말을 한다'는 설정이 뜬구름 잡는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고, 그 시간들 속에 찾아온 기쁨과 슬픔 모두 그 물건과 나눠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소설 속 설정이 마냥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네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들 중에는 가끔 사람의 마음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들이 있어.

<두 번째는 헤피엔딩>, p.154

네가 어떤 존재에게 아낌없이 마음을 주면, 그리고 운 좋게 그 녀석들에게 힘이 있다면, 숨을 쉬면서 존재하기 시작하지.

<두 번째는 해피엔딩>, p. 229

소미는 자신의 삶에 찾아온 불행을 곰이의 도움으로 극복해낸다. 과거를 끊어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자체가 우리의 현실적 삶에서 참 어렵기 때문에 어쩌면 작가는 소설 속에서 판타지로써 그 과정을 그려냈는지도 모른다. 곰이의 선택이 소미에게 정말 옳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거를 뒤로하고 자신의 새로운 두 번째 삶을 향해 발을 내딛은 그녀에게 무한의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녀의 소원은 간단했다. 

'과거를 끊어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나는 그것을 이루어 주기 위해 온 힘을 다했고, 이루어 냈다.

<두 번째는 해피엔딩>, p.327


더불어 이 책에는 소미와 곰이 말고도 우신과 민호라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스핀오프로 좀 더 길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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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의 비밀 세상엔 맛있는 이야기가 많아 시리즈
박건영 지음, 김소연 그림 / 코이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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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이 대사로 인해 호랑이와 떡의 만남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아마 이런 옛이야기에서 출발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호랑이의 '호'도 들어가 있고, 호랑이가 좋아하는 '떡'도 들어가 있으니 '호떡'이라는 단어만큼 호랑이와 어울리는 단어가 어딨겠는가. 그림책 속 호떡의 비밀을 알고나면 괜히 냄새(?)가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어쩐지 찝찝해지긴 하는데, 귀여운 그림체가 그걸 살짝 잊게 만들어준다. 또한 그림책 속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들이 제시되어 있어서, 어린 아이들과 좀 더 실감나게 그림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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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국어사전 (2025년 최신판) - 초등 국어 교육의 시작, 3차 개정판 보리 어린이 사전 시리즈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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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특히 고학년에게 '단어 찾기'란 무엇일까. 중학년에 국어사전을 소재로 국어시간에 활용을 한다지만 그 때 뿐이고 고학년에 들어선 아이들은 국어사전과는 점점 더 거리를 둔 채 모르거나 낯선 단어들은 누군가 그 뜻을 말해주길 기다리거나 좀 더 적극적인 아이라면 스마트폰을 활용해 간편하게 찾는다. 그러나 어른인 나 역시도 아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훈수를 둘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보리 국어사전은 수업의 또다른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주었다. 보기에도 부담 없고, 친숙한 단어 설명들이 아이들 눈높이에서 다가간 사전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들었기 때문이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 스스로 그 뜻을 적는 아이들을 보니 국어사전을 교실 한 켠에 마련한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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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인 인생그림책 40
나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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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어린이 서평단을 신청하여 증정받고 읽게된 책이다.

분홍색 싹을 들고 있는 고슴도치의 두 볼이 발갛다.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든 풀밭과 노을지는 듯한 색감의 하늘이 고슴도치의 표정을 짐작하게 한다. 전혀 외롭지 않다고 말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고치에게 분홍색 작은 풀과의 만남은 특별하게 기록된다. 고치가 작은 풀에게 너와 함께 있고 싶다고 고백하는 이 순간, 페이지 전체가 마치 팡파레가 울려 퍼지듯 화려한 색감으로 물든다. 그러나 이 페이지에는 작은 풀이 보이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건 한 방향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있어 종종 고치처럼 상대를 지워버린다. 상대도 당연히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수많은 별들 중에서 나의 별을 찾을 수 있는 바로 그것이 사랑임을. 다시 달려가 작은 풀을 만났을 때, 고치는 이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풀 너의 이름,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을. 고치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지 아닐지 모르지만. 지나고 나서야 문득 깨닫는 그것이 사랑일까. 아이들에게 '사랑'은 가벼운 구석이 있다. 비단 아이들만의 일은 아니긴 하다. '사랑',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음'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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