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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저자: 현역 작가 23인
_김사과, 김엄지, 김이설, 박민정, 박솔뫼, 백민석, 손보미, 오한기,임현, 전성태, 정소현,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천희란, 최수철, 최정나, 최진영, 하성란, 한유주, 한은형, 한정현, 함정임
▫️출판사 : 작가정신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한국 대표 소설가 23인의 에세이를 엮은 책
🔖소설이란 결국 골방에서 혼자 쓰는 일. 세상에서나 혼자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견뎌가며 언어를 쌓아올리는 일인데, 누군가 나처럼 오늘도 변함없이 외롭고 고독한 소설 쓰기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섯 시간 _ 김이설》
🔖지금 나는 영감을 찾아 나서지 않고 다만 묵묵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의 모습에 좀 더 가까워졌다.
《나는 더 이상 소설을 기다리지 않는다_박민정》
🔖무엇보다 소설가는 직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정체성 같은 것이어서 오래 아무것도 쓰지 않아도 자격이 유지된다. (...) 굳이 직장 생활에 비유하자면 수당도 없이 초과 근무 중인 상태와 같은 것이다.
《 공백의 소설 쓰기_임현 》
🔖나는 정말 시작하고 싶다. 아직은 내 머릿속에만 존재할 뿐 글자로 나타나지 않은 그 세계에 어서 입장하고 싶다.
《 입구도 문도 자물쇠도 비밀번호도 없는 시작_최진영 》
✍️🏻처음 제목을 보곤 정말로 마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줄 알았다...'인세'라는 것은 종종 궁금했던, 내가 알기 힘든 카테고리였기에~
오한기 작가의 에세이 제목이었다니...
쬐금 아쉽기도 하다.
평소 좋아하던 작가들, 그들만의 세상을 공식적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시간이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이런 글은 어디서, 어떻게, 어느 순간에, 어떤 이유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신기할 때가 항상 있다.
그들의 어느 정도 집착적인 모습과 현실성 있는 일상의 느른함과 빡빡함이 만들어내는 세상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곳과는 다른 세상의 삶과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한 작가들의 고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공유할 수 있어서 신선하고 즐거웠다.
생각보다 알고 있는 작가님들이 많아서 조금 놀랐고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나올만한,
'에세이'라는 장르에 충실하고도 충실한 에세이로 기억될 듯하다.
작가 개인의 글 쓰는 공간부터 소설을 쓰기 위한 낙서와 단상, 소설을 마무리 짓기 힘든 생활의 애환, 글 쓰기에 대한 은근한 권유까지.
오한기 작가의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를 읽으면서는 엄마이자 극세사 같은 자영업자로서 공감 수치가 하늘을 찔렀다.
작가 개인의 북토크나 에피소드집 아니고서야 어디서 이러한 소소하고 내밀한, 사소하고 하찮기도해서 미소 짓게 되는 이야기를 접해보겠는가.
개성으로 똘똘 뭉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한국 대표 작가들의 다음 이야기가 나올 때쯤에는 왠지 내적 친밀감이 쌓여 있어 더 쉽게 책을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고민과 용기, 도전이 있었기에
나의 편협한 세계가 넓고 깊어졌다는 사실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