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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습격 - 급변하는 돈의 가치 속에서 부를 지켜라
마크 블라이스.니콜로 프라카롤리 지음, 서정아 옮김, 신동준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인플레이션을 “물가가 오른다”는 현상이 아니라 “누가 이득 보고 누가 손해 보느냐를 가르는 정치적 사건”으로 시각을 바꿔서 보게 되는 책이다.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뉴스와 정책 논쟁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70대 부터 현재까지 당시 경제상황을 탐험하고 온 기분이다.
저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너무 풀어서 물가가 올랐다”는 식의 이야기를 의심해 보라고 한다.
공급망 붕괴, 에너지·기후 위기, 전쟁과 제재 같은 구조적 요인이 더 중요한데, 문제를 “돈 탓”으로만 돌리면 해법은 늘 똑같은 금리 인상뿐이고, 그 비용은 실업과 임금 억압의 형태로 특정 집단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같은 인플레이션이라도 부채가 많은 사람,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 임대인, 월급 노동자, 자영업자에게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인플레이션을 두고, 어떤 쪽은 기업의 탐욕과 마진 확대 탓이라고 하고, 또 다른 쪽은 과도한 임금 인상이 문제라고 몰아 붙이는 것에 대해,
결국 “인플레이션의 비용을 누가 떠안을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정치적 공방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과거 고금리 정책이 물가는 잡았지만 실업과 임금 억압을 통해 노동계층에 더 큰 부담을 넘겼던 역사 사례가 붙으면서, 금리 결정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매우 편향된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동안 뉴스에서 “물가 몇 퍼센트, 기준금리 몇 퍼센트”라는 숫자만 보고 넘긴 나의 무지한 태도에 대해 부끄럽게 느껴졌다.
사실 2008년도 금융위기에도 나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학생이기도 했고, 알바하고 저축하는 것이 다였던 그 때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크게 체감하지 못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경제 활동을하고, 대출도 받아보고, 생활비로 돈을 직접 소비를 하게 됨으로써 인플레이션에 대해 체감하게 되었다.
왜 경제 뉴스를 봐야 하는지, 왜 경제 서적을 읽으며 지식을 쌓아 나가야만 하는지, 꾸준한 배움이 왜 필요한건지 현실적으로 깨닫는 시간이였다.
이젠, 뉴스를 보며 “이번 결정으로 실제로 이득 보는 집단과 손해 보는 집단이 누구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구분할 수 있는 판단력은 생긴 것 같다.
이 책은 인플레이션을 단순한 경제 지표가 아니라 “권력과 분배의 문제”라고 한다.
독자들은 앞으로 무섭게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국가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조금 더 관심있게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