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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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시작 되어 꿈 같은 이야기로 끝이나는 무겁고 무거운 이야기.

어느날 영혜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냉장고에 들어 있던 모든 고기류를 꺼내어 버렸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것도 아닌 꿈 하나로 시작된 악몽같은 나날들이

벌어진다.

집에서도 브래지어를 잘 하지 않는다.

갑갑하다는 이유로.

심지어 남편 직장 상사의 부부 모임 식사자리에도

영혜는 브래지어를 하고 가지 않는다.

이런 영혜의 모습에서 페미니즘을 연상케 한다.

남들 눈을 의식하지 않고 몸과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는 영혜.

그녀를 바라보는 타인의 불편한 시선들.

덤덤하고 태연한 그녀의 모습에 기이해 보이기까지 한다.

영혜는 말수가 적다.

차분하지만 강단있다.

그런 영혜의 모습에서 한강 작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얼마전 TV에서 보았던,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덤덤히 소감을 말하는 한강 작가의 모습이.

"채식주의자는 한강이다"

달리 더 표현할 방법이 없는 책이다.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라 누군가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3부작을 끝까지 다 읽는동안 무거운 바위가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과 아픔을 견뎌 낼 수 있다면 도전해 보길 바란다.

적나라고 날 것 그대로의 모습들을 텍스트로 표현해 놓았지만

텍스트는 이미 시각화되어 온 갖 장면들이 머릿 속을 헤집고 다닌다.

그래서 어쩌면 이 힘듦을 이겨낼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1부 영혜 남편의 시점에서

2부 형부의 시점에서

3부 인혜의 시점(언니)으로 끝이 나는 잔인하고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

몰입력이 너무 강하여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헤어나오지 못할까봐

무서워지는 책이다.

악몽을 꾸고 깨어난 듯한 이 기분나쁜 여운이 오래도록 지속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꿈을 꾸며 시작되었고

그저 꿈이 였기를.

꽃과 나무가 이렇게 무겁고 무섭고 슬픈 소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미쳐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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