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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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에 주로 독서를 하는 나에게는 조금 무거웠던 책이다.

어느정도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무거운 얘기인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이런일이 정말로 일어난다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한줄씩 읽어나가면서 마음이 메스껍다는 생각이 자꾸 자꾸 떠올랐다.

본인이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본의 아니게 태어나서, 행복한 삶을 누려보기는 커녕.

선택받은 기쁨도 잠시,

살아있는것이 죄인것 마냥 태어나서 죄송한 마음으로 살았다는 그녀의 이야기.

그렇게 불편한마음을 가지고 읽을 수 밖에 없던 책속에도 특별함이 보였다.

저자가 읽었던 책 제목과 출판사, 출간년도가 쓰여있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면서 해당 책에서 읽었던 기억에 남는 문구들을 인용한 부분들이다.

저자의 험난하고 힘든 삶을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고 불편했던 와중에,

한편으로는 저자는 이런책들을 읽으며 삶의 에너지를 찾아냈구나 하면서 소개된 책들을 보는 잔잔한 흥미를 유발시켰던 부분이였던 것 같다.

고아원에 있다가,

양부모한테 입양되던 날이 '제2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네' 라고 생각했던 나의 착각을

시작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땐,

그녀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였다고 생각 되었다.

5살짜리 그 꼬마아이가 지금은 정말 멋진 여성으로써, 또는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며느리로써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는 그녀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마지막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한 부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책이지만,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는 독서를 안했다. 책을 업무라고 생각하니, 읽기 싫었다. 그러다 2013년에 위기가 왔다.

일도, 가정도, 부부 사이도, 시부모님과의 사이도, 두 아이의 육아도, 개인의 삶도 위기에 처했다.

(중략)

불현듯 '2000권을 읽으면 머리가 트인다'라는 말이 머리를 때렸고,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내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나는 충전기를 한번도 만나지 못한 베터리 처럼 살았다.

(중략)

책은 곧바로 충전기가 되어 주었다.

마음속에 에너지가 살아났다.

오랫동안 방전된 핸드폰을 잠시 충전기에 꽂는다고 바로 100% 충전이되지 않듯이

처음에는 책 한 권 읽으면 5% 충전이 되었다가 , 다시 책을 덮고 육아와 회사 일을 하다보면 1% 로 떨어지기를 무한 반복했다.

이런식으로 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 한 권 책 읽기 10년차가 되었다.

책은 나에게 충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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