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보는 마음 - 생명과학자의 삶에 깃든 생명 이야기,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성호 지음 / 풀빛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명을 보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한장 한장 읽어나가면서 알게 되었다.


시골 외가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생명에 대한 사랑이 싹 텄다고 이 작가는 말한다.


나도 어릴쩍 여름방학만 되면 친가 할머니 댁에가서 한달 내내 놀았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할아버지 따라 논, 밭에서 고추잠자리도 잡고,청개구리도 잡고, 매미도 잡고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특히나 배추밭을 따라 갈 때면 할머니가 배추 속에서  배추잎을 갉아먹으며 자라고 있는 배추 애벌레를 잡으면 한마리당 10원씩 쳐준다고 열심히 잡았던 기억도 있다 ^^;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 징그러운걸 맨손으로 잡았을까 싶긴 하다... 

지금은 한마리당 100원을 준다고 해도 못 할 것 같다.


그렇게 어린시절을 자연과 벗 삼아 놀아서 그런지 나에겐 곤충이나, 벌레, 동물들이 친근하다.

그래서 현재 우리집에는 물고기도, 식물도, 반려견도 키운다^^

전부 다 나의 소중한 가족이다.


책 내용중에 외할아버지가 매일 빗질을 해가며 키운 소를 어느날 떠나 보내는 장면을 읽을 땐 눈물이 날 뻔 했다.


우리 할머니도 마당 한 켠 외양간에 소 두마리를 키우셨는데, 소의 눈을 직접 가까이서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긴 속눈썹에 새까맣고 큰 눈동자가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그 눈동자를 빤히 보고 있으면 소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읽어질 때도 있었다. 그땐 그랬다.

어느날 시골에 다시 놀러 갔을 땐  소들은 떠나고 없었다.

그 땐 어려서 그랬는지 그냥 소가 좋은 곳으로 간 줄로만 알았다.

지금 생각 해보니.. 어디로 팔려간게 분명하다. 어디로 갔을까..?


또 하나, 

지금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인데, 그 땐 마을의 축제고 일상이였던 일이 하나 있었다.

특정 날이 되면 마을에서 돼지를 잡는다.

큰 돼지 한마리를 어디선가 데려와 개울가 근처에서 묶어 놓고 엄청 큰 망치로 이마를 쾅 내리친다.

그럼 돼지가 기절을 한다.

그 중 한 할아버지가 그 돼지 목을 딴다.

그렇게 마을사람들은 잡은 돼지를 부위별로 나눠 삶아먹기도 하고,구워먹기도 하고 순대도 만들어 먹었다. 그게 마을의 잔치였다.


어린나이에 그 광경을 봤을 때 너무 큰 충격이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충격이다.

현재는 그 마을엔 그런 문화는 다 사라지고 없어졌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 외에도 빙어축제라던지, 나비축제라던지 여러 축제를 빌미로 많은 생명들이 수도 없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이야기들은, 정말 그렇게 까지 해서 사람들이 즐거워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작은 생명 하나하나도 소중하게 여기는 작가의 마음이 한문장 한문장 고스란히 담겨져있다는 걸 느꼈다.


어떻게 생각 하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조금만 덜 편하고, 조금만 희생하면 동식물과 사람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