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다른 광고 없이, 입소문으로 책이 팔리고 있다. 다음(Daum)에서는 <화제의 책> <네티즌 베스트 리뷰>에 선정되고 책 검색어 상위에도 랭크되었다. 자살한 여자가 13개의 테이프를 보낸다는 작품 설정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루머가 연일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고, 독자들이 루머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3월 9일 뉴욕타임스에 작가 인터뷰가 크게 실렸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청소년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 언론에서는 이 책을 위한 지면에는 인색한 걸까?
그간 출간 경험으로는, 아동서라도 적어도 신간 코너에서는 노출을 해 주었다. 자화자찬 같지만, 그동안 <내인생의책>은 사회 문제를 다루는 사회성 짙은 이슈를 출간해 왔는데, 광고비를 책정하지 않는 소형 출판사치고는 언론의 주목을 자주 받아왔다.
깊이 들여다보니, 문제의 시작도 끝도 루머에 있었다.
루머가 포함된 연예, 사회면 기사가 연일 쏟아져도, 언론에서는 루머에 관한 책이나 루머에 관한 전문가 코멘트를 다루지 않는다. 하나의 가설에 불과할 수 있지만, 최근 기득권과 보수 언론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루머 기사를 악용해 왔다.
촛불 문화, 인터넷 토론 문화를 억누르는 근거는? 사회에 만연한 악플, 루머. 빙고!
장자연 리스트에 올라간 인물들은? 루머, 음해. 빙고!
진보 계열 언론에서는 위와 같은 루머 이용논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루머'에 힘을 싣지 않으려는 게 아닐까? 이건 지나친 망상일까?
그래도 독자들은 사람을 죽이는 루머의 심각성을 깨닫고, 점점 진행되는 소통과 배려의 부재를 피부로 느끼기 때문에 <루머의..>를 선택하고 있다고 믿는다. 다음(Daum)의 네티즌 베스트 리뷰로 뽑힌 글에서 목련 님은 이렇게 말한다.
악플은 자제되어야 한다. 누구도, 어떤 조직도 자신의 정치적인 의도로
악플과 루머 근절이라는 이슈를 이용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조직도
인터넷 문화가 위축될까봐 악플, 루머란 번연히 존재하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근거없는 루머와 악플은 분명히 악하고 해롭다.
이것은 살고 죽고의 문제이지, 정치 놀음이 아니다.
악플을 달지 말자는 건조하고 울림없는 구호 한마디보다
한 사람을 좇아서 내면을 들여다본 이 이야기는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
나는 기대해 본다.
우리는 루머 때문에 고귀한 생명을 포기한 예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현대와 같이 배려가 부족한 사회에서는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루머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또한 독자들은 이 책의 주인공 해나가 지나친 피해의식으로 자살을 선택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한때 흔들렸던 자신의 감정까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