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토바 처치힐.
이곳은 북극곰 서식 지역으로, 관광 코스가 따로 있을 정도로 북극곰의 출현이 빈번한 곳입니다.
그런데 1994년에 이곳에서 흔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바로 북극곰과 시베리안 허스키가 만난 것이지요. 북극곰과 시베리안 허스키가 맞닥뜨리는 게 저 동네에서는 크게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죠. 보통 그런 것처럼 개가 미친 듯이 짖고 곰은 좀 당황하면서도 호기심을 보이는 것 같죠? 사실은요. 처음 만났을 때, 개는 인사하기 놀이(앞발을 굽혀 몸을 낮추고 컹컹 짖으면서 꼬리치고, 껑중껑중 뛰기)를 하면서 간절히 놀고 싶어 했습니다. 놀랍게도 곰도 이에 응했죠. 그들은 어울려 몇 분간 뒤엉켜 놀았습니다. 곰이 덩치가 크고, 개랑 놀아본 경험이 없어서 놀이는 좀 거칠어졌습니다. 그들은 서로 포옹을 한 다음 헤어졌습니다. 이 특이한 광경은 전문 야생 사진작가가 정리하여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의 머리기사로 실렸고요. 둘의 우정은 첫 얼음이 얼어 곰이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땅을 찾아 떠나기까지 일주일 간 지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