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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만 불행하진 않아
이소원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으면서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헷갈릴정도로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진듯 보였다. 이 글을 쓴 저자는 북한을 떠나 와서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이다. 18세라는 청소년 나이에 남한에 오기까지의 여정이 담긴 이야기라 예상밖의 내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았을 때 나는 주저없이 바로 선택했다. 주승연교수의 <조난자들>을 통해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온 탈북민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나의 무지와 편견을 깨뜨렸던 경험을 했었다. 주승연씨가 남한에 왔던 때는 20대 초중반이었는데 이소원씨는 더 어린 나이에 목숨건 탈북을 했던 것이다. 청소년이 탈북민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또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녀의 이야기는 슬펐다. 국가가 가난하다는 것은 그 국민의 삶도 처참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공평한 삶을 부르짖는 사회주의지만 그들이 만든 환경은 사회적 불운을 맞딱뜨리게 한 것이고, 가난으로 인한 고통은 온전히 국민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엄마는 가출하여 중국에서 재혼을 했고, 아빠는 엄마의 탈북으로 직장에서 해고되었다. 어린딸들을 굶기지 않으려 아빠까지 재혼하게 되면서 그녀는 두명의 엄마와 두 명의 아빠가 있는 삶을 살게된다. 그러다 아빠는 돈을 벌기위해 배를 탔지만 사고로 목숨을 잃게되었다.
이 글의저자 이소원씨는 어린나이에 부모가 없어 이모댁으로 간 여동생과 이별하고 치매걸린 할머니를 간병하며 살게된다. 굶어서 고생하고 차비없어서 산길을 걸어다니고 친척을 찾아 이리저리 다니며 고생하는 삶을 산다.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학교를 다닐수가 없었다.
그녀는 가난과 불행을 겪었지만 어른들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살아왔다. 잠시동안 목숨건 탈북을 통해 중국에서 엄마와 지내게 되었을 때 엄마가 한약을 지어준 적 있다. 너무 말랐고 건강상태가 안 좋아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약도 넘기지 못하고 다 토해버렸다. 너무 많은 고생을 한 이소원씨는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기까지 했다.
18세에 중국에서도 살 수 없게되어 다시 도망자가 되어 한국으로 왔다. 악어가 나오는 강을지나 태국의 교도소에 들어가서 겨우 한국으로 온 18세의 청소년은 하나원에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자살까지 시도하게 된다.
그래도 다행히 대안학교에 들어가 난생처음 알파벳도 배우고 공부란 걸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중퇴자가 검정고시도 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도 진학하게 되었다. 공부를 해야만 희망이 있다는 선생님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정말 열심히 노력하였다. 이소원씨는 혼자서 그 어려운 삶을 헤쳐나가느라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 되었지만 현재는 어엿한 직장인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자신이 선택한 삶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저런 불행을 겪어야했는지. 그녀가 곁에 있다면 안아주고 토닥거려주고 싶다.
그렇게 힘들게 살았지만 그녀는 글을 통해 우리를 위로했고, 우리의 삶을 응원했다.
저의 삶을 돌아보면 항상 혼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사실은 저의 옆에는 항상 누군가의 도움들이 있었음을
성인이 되어서야 알았어요.
혹시 지금 힘들고 외톨이처럼 느껴진다면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시길 바래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