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서평단 알림
전사들 -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전사들의 '이기는 기술'
프랭크 맥린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전사들'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특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렇다고나 할까?- 여섯 인물의 이야기.

  보통 전사들 하면 전투 기술이 뛰어난 모습을 연상하게 되지만 책 제목에서 얘기하는 바는 아마 그 시대적 상황과의 싸움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 인물들에게 전사란 칭호를 사용한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영어 제목인 '영웅과 악한'이 내용과 잘 어울릴 듯 하다.

 익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봤음직한 여섯 인물들- 스파르타쿠스,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자왕 리처드, 나폴레옹, 훈족의 왕 앗틸라, 그리고 코르테스(책 순서와는 다르지만)-이 가진 장점과 약점을 간단히 요약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으며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펼친 전략, 전술, 그리고 그들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자신들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했는지가 서술되어 있다.

 책을 읽는 동안은 나름 흥미롭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서로 다른 성향의 인물들,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서 활동했던 지라 동떨어진 여섯 편의 무용담을 읽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三人行 必有我師'란 말처럼 어느 누구에게나 장점과 배울 점은 있지만 그게 과연 발휘되는 데 도덕적인가, 바람직한 곳에 자신의 능력을 썼는가 하는 것은 또다르지 않을가? 특히 코르테스-피사로와 마찬가지로- 같은 경우 스페인의 입장에서야 자신의 제국을 위해 식민지를 개척한 영웅일지 몰라도 멕시코인들에겐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인물이 아닐까 싶다. 전사도 영웅도 아닌 그저 악한일 뿐인 듯한 인물을 이렇게 거창한 제목을 가진 책 속에서 나름 그래도 존경을 받을 만한 인물들 틈에 끼워 둔 것이 좀 의아스럽다.

 어느 시대에나 전사도 영웅도 악한도 존재한다. 한쪽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사람이 상대편 입장에서는 악마의 화신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대부분이 너무 '힘'의 원리에 경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복전쟁으로 영토를 넓힌 인물일수록 영웅으로, 위대한 인물로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된다. 하지만 그들의 영토 확장에 대한 욕심, 영웅심리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됐을까에 대한 생각은 대부분 해 보지 않는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찜찜함을 지워버릴 수 없었던 것은 위와 같은 생각이 머릿 속을 내내 떠다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만, 영화에서만 보았던 스파르타쿠스의 모습, 홀연히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린 앗틸라 왕에 대한 실체적인 역사, 백마를 타고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의 모습이 아니라 그의 젊은 시절의 탁월했던 능력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아무튼 책을 보는 내내 어느 소설 마지막 장에서 읽은 '네가 이겨야 내가 이기는 싸움은 없는 것일까?'(정확히 맞는진 잘 모르겠지만...)란 글귀가 새록새록 떠오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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