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산 지가 벌써 세 달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책을 읽고 같은 사무실에 일하시는 분께 빌려 드렸다가 다시 읽었다. 동물 조련사를 위한 책처럼 보이는 제목아래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란 진정한 책의 제목이 붙어 있다. 술취한 코끼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날뛰는 나의 마음이다.

   이리저리 맘을 잡지 못하고 세파에 떠밀려 살다 소위 마음을 다스리는 책들을 이래저래 사보게 된다. 도시 생활을 뿌리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방외지사란 책도 읽어보고, 세상의 1%만이 알았다는 시크릿이란 책도 읽어보고, 인디언들의 삶의 지혜를 담은 책(제목이 가물가물...)도 읽어보고, 장자의 우화를 엮은 책도 읽어 보고...

  사람이 맘을 다스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루 5분 간만이라도 내 안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는게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천이 역시 힘들다. 이 책은 남방불교의 스님이 쓴 것이지만 속세의 괴로움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고 속세의 찌든 때는 빨리 벗으라고 강요하지 않아 좋다. 속세를 떠나야,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야 번뇌에서 벗어난다는 종교적 색채없이 저자가 승려임을 밝히지 않닸다면 승려임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삶의 지혜, 마음 다스리는 법, 영혼이 평안해지는 법을 쓴 책이라 생각이 들 법하다.

  매 장마다 스님이 겪었던 얘기, 본인의 스승이신 아잔 차 스님의 일화, 옛날 이야기를 엮어 재미와 삶의 지혜를 동시에 전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야기마다 이런 교훈을 배워야한다고 채찍질은 하지 않는다. 그저 글을 읽으며 때론 씨~익 미소를 짓고, 때론 내 지난 모습이 떠올라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하고, 현재 내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는 편안함이 있어 좋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아무런 걱정, 근심이 떠오르지 않아 마음이 참 평온해진다.

  두 번째 읽었지만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은 없다. 한 번 읽었던 터라 읽는 동안 잔상이 떠올라 아는 얘기를 다시 읽는 느낌은 들지만 그 또한 지루하지 않고 다시금 글의 의미를, 그리고 놓쳤던 부분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어 좋다.

  톨스토이의 책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책 속에 써 놓은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맘 속에 담아 두려 하나 그것이 뜻대로 안 됨이 안타깝다. 1번 질문은 누구나 답할 수 있는 문제지만 2, 3번은 사람 나름일 것이다. 책 속에 정답이 나와 있다. 하지만 스님의 말처럼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산다. 따로 명상할 부지런함이 없는지라 당분간은 이 책을 계속 읽으며 그 시간 만큼이라도 마음의 평온함을 느끼며 누리고 싶다.

1.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2.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3.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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