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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 창비 사전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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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야말로 찐 놀라운 몰입도다. 50페이지 읽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220페이지. 그리고 어느 순간 책을 덮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얼마나 재미있는 정도나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미스터트롯 스페셜 방송도 영탁까지만 딱 보고, 책을 읽었을 정도다. 책을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황석영 선생의 바리데기가 기억이 났다. 그 책은 해피엔딩은 아니었던거 같애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읽으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버들,홍주,송화가 기구한 인생이 아니기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하기를 기도하며 책을 읽었는데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결론을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책이 시점이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끝부분에는 펄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서 신선했다. 그리고 뒤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반전이 있으니 대박. 아직은 저자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김해 사투리를 기가 막히게 쓰시는 것으로 보아 경상도 출신의 연령대가 있는 작가님이 아닐까 하다. 작가님이 공개될 3월 27일이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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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친구이던 버들, 홍주, 송화는 포와로 간다. 포와는 하와이다. 역사에서 배웠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진결혼.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남자들과 결혼을 하러 하와이로 가는 것이다. 세 친구들이 머나먼 땅으로 가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포와에선 결혼한 여자들도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포와는 낙원이었다." 이유 중에서도 공부를 하고싶어 고향을 떠난다는 버들의 바램이 가장 짠했다. 소설은 시대가 너무 잘 그러져 있었다. 버들의 아빠는 의병으로 돌아가시고, 오빠도 왜놈에게 죽임을 당한다. 하와이 독립단체들도 노선이 달랐는데, 무장투쟁파와 교육 외교파로 나뉘어 박용만파, 이승만파로 갈라진다. 그리고 교회도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나뉘어져 각각 기독교회와 감리교회로 나뉘어진 것으로 보아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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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은 어머니 윤 씨의 이름을 떠올려 보았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한 번도 들어본적이 없고 어머니에게 이름이 있다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다... 어머니는 양반이었는데도 그저 윤씨이거나 남실 부인이었다." 우리 엄마들은 자기 이름도 없이 그렇게 희생하며 살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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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말대로 조선의 노동자들은 돈을 벌어도 자신보다 조국을 위해서 쓰기 바빴다. 돈을 모아 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 단체에 후원금을 내기 위해 더 악착같이 일했다. 제 아무리 잘 살아도 나라없는 조선 민족이 받는 설움은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자식들에게 독립된 나라를 줄려고 어른들이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하셨다. 해외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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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한인 적십자사 주무원에게 편지를 받은 것으로 보니 그때도 적십자는 있었나보다. 조국에서는 조선물산장려운동이 벌어지자 하와이의 부인들도 일본 물건 안사기 운동을 펼쳤다. 우리는 이름에서 성을 먼저 쓰듯이 개인보다 가족을, 가족보다 나라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날짜도 연도를 먼저 쓰며 오늘보다 과거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가 있었다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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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간 송화는 버들,홍주의 엄마도 알뜰히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펄은 세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듯이 펄도 세 엄마를 기억하고 있었다. 모두의 딸이듯이. 모두의 엄마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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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는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었다. 배려,조화,기쁨,겸손,인내 등을 뜻하는 하와이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었다. 그 인사말 속에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하와이 원주민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서로서로 보듬어 살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았다. 서로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길. 알로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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