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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만세 - 2020 6월 책씨앗 추천도서,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2020 7~8월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임정연 지음 / 산지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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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만세 / 임정연 / 산지니]

나는 고1 박평재다. 부모님은 두분 다 공기업 재직, 여동생 은혜 중딩, 삼촌은 영재, 할아버지와 산다. 삼촌은 대기업다니다가 때려치우고 현재는 한량이다.

우리 학교에 엄청 이쁜 유시아가 전학을 온다. 별명은 두마디. 말이 짧다. 축구부장, 학교회장, 선도부장, 유도부장, 전산부장 들이 유시아를 다 좋아한다. 내가 유시아와 골목에서 말한거 때문에 나는 일진들에게 불려다니며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던 중 재건축으로 삶의 터전의 사라지고 유시아네 집도 마찬가지. 골목에서 폭력도 당하고, 씨씨티비 감시도 당하고, 하지만 이 감시가 이들을 지켜주게 되지. 소설은 속도감이 엄청 빨라서 3시간도 안되어 후루룩 다 읽을 수 있다.

할아버지와 평재가 공부하던 내용이 인상적이다.
조삼모사 성어는 원숭이들과 소통을 하려고 했어. 사람 사이의 소통도 마찬가지.

"중도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거야. 이를테면 생각하는 방식이나 마음가짐을 얘기하는 거라고 봐야지"

" 남들이 아는거야 어쩔 수 없어도 일부러 티내지 말라는...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딴 사람이 피해를 보는거야 "

"누구에게 잘해주고 싶다면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주라는 소리" (맞아 중요해)

"장자는 말을 위험에서 보호해주면 된대요. 그런 식으로 나라를 순리로 다스리라는데요"

자유로운 연애를 지향하는 영재 삼촌의 명언 "인생이 다 그런거다. 옛사랑이 가면 새로운 사랑이 오는거지"

원어민 영어강사 존의 말 "건물을 부수면 여기 살았던 사람들의 추억도 사라집니다" 잉. 공간은 추억과 함께하는 그런곳이야. 재개발을 앞둔 집에 22년째 살고 있는 나에게도 공간이 주는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너무 공감이 된다. 그냥 재개발하지 말고 쭉 살았으면 좋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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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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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독립서점용 특별판이 몇 권 남지 않았다고 하여 책방한탸에 가서 냉큼 샀다.

책은 읽은 소감은 역시 박상영. 미쳤어. 젊은작가상 수상작부터, 대도시의 사랑법, ~ 자이툰 파스타를 이어서 에세이도 이렇게 재미나게 쓸 수 있다니. 진짜 이 시대의 현대문학계의 다크호스.

나인 투 식스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는.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멋있어. 글로 밥을 벌어먹고 살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에만 매몰되지 않고 노동으로 밥벌이를 하다니.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잘 잡는 사람인거 같다. 그런데 책날개의 저자 소개에는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셨다. 푸하하

지면으로 봤을때는 그렇게 뚱뚱하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근데 한번 보면 디게 기억에 남는 체격이 있는 스타일쯤 ) 숫자가 세자리인 몸무게로 살을 빼야한다는 고충이 있으신가보다. 작가님의 정신적인 불편함도 안타까워하고 위로해줘야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글을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뭔가 애독자로서 이런 느낌이 드는거 같아 미안하다.

너무 한낮의 연애를 샘플링한 "너무 한낮의 퇴사"도 좋았고, 보일러실의 간이의자도 좋았어요. 마이클!
나도.. 너의 무기력함. 너의 내일없음. 너의 허무를 사랑하는데.. (무슨 소리지)

대도시의 사랑법을 샘플링한 "대도시의 생존법"도 좋았다. 역시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니 살려고 운동한다는 말이 딱이다.

맞아. 나도 작가님처럼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이 참 좋았다. 낮에는 공장에 일하고 밤에는 야간반으로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본인은 야간반 고등학교 출신이 부끄러워서 숨기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등단을 하고 고등학교 친구가 자랑스럽다며 연락이 왔었노라는 고백이 기억에 남네.

부산국제영화제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쓰셨다니 대박. 나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안그래도 작년인가 영화제 행사 중에서 박상영작가와 함께하는 영화관람을 보고 나도 저거 하고 싶어. 어떻게 참가하지? 생각만 하다가 검색을 안해본거 같다. 푸하하. 작가님을 만나고 싶기는 한데, 영화를 많이 볼 자신은 없었나보다. 그리고 어느 스태프가 박상영작가님을 여름스피드의 김봉곤 작가님과 헷갈렸나보다. 깔깔깔. 두분 다 게이 소설 쓰시는 분들인데 박상영 작가는 위트있는 쪽이라면 김봉곤 작가님은 좀 더 낭만있는 쪽이랄까. 근데 두분다 풍채가 있다는 느낌은 비슷한듯. 깔깔.

종교를 떠난 모태신앙이지만 점을 보러 갔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나도 한번도 점을 본적은 없지만 사실 너무 궁금하긴 한데. 인생이 안풀리니 용한 스님을 찾아가야하나 했지만서도, 어른들은 나에게 지금까지 사주같은거 안보고도 잘 살았기 때문에 안봐도 된다고 ... 근데 작가님도 탄탄대로라고 한 사주를 다시는 안본다니 재밌엉.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허와 싸우고 있다" 공허와 싸운다고 자꾸 앞만보며 달려가며 자기를 착취하는거 같다. 좀 쉬어가야겠다. "생이라는 명제 앞에서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바위를 짊어진 시시포스일 수 밖에 없다" 아이고 아등바등 살아가기 힘드네. 다들 그렇듯이.

살빼기는 맨날 실패하며 밤마다 배달앱을 켜는 작가님. 살은 안빼도 괜찮으니 건강만 하셨으면 좋겠다.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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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날 - 6.10민주항쟁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유승하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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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날 / 유승하 만화 / 창비]

"언니 보고 있지?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용기를 내면 되는 거였어. 같이하면 되니까"

민주화운동은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영화 1987과 오버랩되며 볼 수 있었고 무거운 내용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만화였다.

친구였던 박종철의 고문 치사로 괴로워하는 진주,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혜승, 상계동 철거민과 함께한 나리, 저마다 처한 환경은 달랐지만 이들 모두 1987년 그날 하나로 결집된 역사의 물결에 합류했던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명동성당 공터에 철거민들이 지낼 수 있도록 해주고, 종교계등 인사들이 모여 향린 교회에서 국민운동본부 결성식을 했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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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날 / 유승하 만화 / 창비]

"언니 보고 있지?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용기를 내면 되는 거였어. 같이하면 되니까"

민주화운동은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영화 1987과 오버랩되며 볼 수 있었고 무거운 내용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만화였다.

친구였던 박종철의 고문 치사로 괴로워하는 진주,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혜승, 상계동 철거민과 함께한 나리, 저마다 처한 환경은 달랐지만 이들 모두 1987년 그날 하나로 결집된 역사의 물결에 합류했던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명동성당 공터에 철거민들이 지낼 수 있도록 해주고, 종교계등 인사들이 모여 향린 교회에서 국민운동본부 결성식을 했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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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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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 창비 사전 서평단]

이 책이야말로 찐 놀라운 몰입도다. 50페이지 읽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220페이지. 그리고 어느 순간 책을 덮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얼마나 재미있는 정도나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미스터트롯 스페셜 방송도 영탁까지만 딱 보고, 책을 읽었을 정도다. 책을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황석영 선생의 바리데기가 기억이 났다. 그 책은 해피엔딩은 아니었던거 같애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읽으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버들,홍주,송화가 기구한 인생이 아니기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하기를 기도하며 책을 읽었는데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결론을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책이 시점이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끝부분에는 펄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서 신선했다. 그리고 뒤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반전이 있으니 대박. 아직은 저자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김해 사투리를 기가 막히게 쓰시는 것으로 보아 경상도 출신의 연령대가 있는 작가님이 아닐까 하다. 작가님이 공개될 3월 27일이 너무 기다려진다.

동네 친구이던 버들, 홍주, 송화는 포와로 간다. 포와는 하와이다. 역사에서 배웠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진결혼.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남자들과 결혼을 하러 하와이로 가는 것이다. 세 친구들이 머나먼 땅으로 가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포와에선 결혼한 여자들도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포와는 낙원이었다." 이유 중에서도 공부를 하고싶어 고향을 떠난다는 버들의 바램이 가장 짠했다. 소설은 시대가 너무 잘 그러져 있었다. 버들의 아빠는 의병으로 돌아가시고, 오빠도 왜놈에게 죽임을 당한다. 하와이 독립단체들도 노선이 달랐는데, 무장투쟁파와 교육 외교파로 나뉘어 박용만파, 이승만파로 갈라진다. 그리고 교회도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나뉘어져 각각 기독교회와 감리교회로 나뉘어진 것으로 보아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버들은 어머니 윤 씨의 이름을 떠올려 보았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한 번도 들어본적이 없고 어머니에게 이름이 있다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다... 어머니는 양반이었는데도 그저 윤씨이거나 남실 부인이었다." 우리 엄마들은 자기 이름도 없이 그렇게 희생하며 살았나보다.

"홍주 말대로 조선의 노동자들은 돈을 벌어도 자신보다 조국을 위해서 쓰기 바빴다. 돈을 모아 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 단체에 후원금을 내기 위해 더 악착같이 일했다. 제 아무리 잘 살아도 나라없는 조선 민족이 받는 설움은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자식들에게 독립된 나라를 줄려고 어른들이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하셨다. 해외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상해 한인 적십자사 주무원에게 편지를 받은 것으로 보니 그때도 적십자는 있었나보다. 조국에서는 조선물산장려운동이 벌어지자 하와이의 부인들도 일본 물건 안사기 운동을 펼쳤다. 우리는 이름에서 성을 먼저 쓰듯이 개인보다 가족을, 가족보다 나라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날짜도 연도를 먼저 쓰며 오늘보다 과거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가 있었다니 놀랍다.

한국으로 간 송화는 버들,홍주의 엄마도 알뜰히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펄은 세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듯이 펄도 세 엄마를 기억하고 있었다. 모두의 딸이듯이. 모두의 엄마이듯이.

"알로하는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었다. 배려,조화,기쁨,겸손,인내 등을 뜻하는 하와이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었다. 그 인사말 속에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하와이 원주민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서로서로 보듬어 살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았다. 서로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길. 알로하 !

#알로하나의엄마들 #창비사전서평단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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