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냈다고 하여 저절로 성숙해지는 것도 아니고 고통을 겪었다 하여
성숙해지는 것도 아니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업이라 여겨지는
결혼이나 양육을 이루었다고 하여 자동으로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이제는 잘 안다.
그러지 못한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나왔고 나 또한 여전히 어렵고 어려우니까.
p.18
저자의 솔직 담백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고 에세이인 만큼 저자의 생각과 경험들을 풀어냈는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을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스물몇 살들에게는 서른이 오는 게 무서웠다. 그곳은 미지의 세계였고 그때쯤에는 무언가 이루어야만 하고
인생을 완성해놓아야 할 것 같았다.
인품이든 커리어든 멋지고 완벽한 것을 갖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압박, 실수가 용납되지 않고,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나이일 거라는 불안,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해가 바뀔 때마다 목구멍을 찔렀다.
p.19
나 역시 나이 들어감에 익숙해지지 못했으며 젊어 보이려 젊게 사려 애쓰곤 했다.
꼭 여자에게만 가혹하게 후려쳐지는 사회의 비난 섞인 화살이 나를 옥죄였고
흔히 말하는 꺾였단 나이가 되어 꺾인 꽃처럼 쓸모가 없어지는듯한 기분이었다.
허나 이제는 그런 소리가 나에게 티끌만큼의 스크래치도 내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나일 뿐 꺾이지도 않고 시들지도 않을 것이다.
1n 살의 나도, 2n 살의 나도, 8n 살이 되더라도 나는 나일 뿐이다.
모험을 즐기라는 말에 따르지 않은 것처럼 이제 모험을 그만두라는 말에도 따르지 않을 거야.
나이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단계 같은 건 적어도 나에게는 맞지 않으니까.
모두가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같은 단계를 따르는 것보다 몇 명이라도
마음 가는 대로 다양한 삶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은 사회 아닐까?
서른이 되면 모르는 게 없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을 거라는 기대는 무참히 깨졌고 깨뜨렸다.
나는 그냥 나로 살고 싶을 뿐이다. 그거면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나를 좀 더 잘 알게 되기를, 내가 나를 더 잘 대해 주길 바랄 뿐이다.
p.25
책을 읽으며 씁쓸한 현실도 있었지만 재미도 있고 깊게 공감도 되어
나의 친구들뿐 아니라 모든 여성들에게 더욱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나이에 집착하지 않고 온전한 나로서 살아갈 수 있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