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2013-03-08
긴 글 즐겁게 쓰셨는데
그 글에는 댓글을 붙일 수 없어 방명록을 남겨요.
삶이 즐거울 때에 책이 즐겁고,
책이 즐거우면서 삶 또한 즐거웁구나 싶어요.
여섯 살 된 큰아이한테
오늘 처음으로 '외발 샛자전거'를 제 자전거와 자전거수레 사이에 붙이고
면소재지 우체국에 다녀왔어요.
두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다니기에
이제 큰아이가 많이 커서 20킬로그램 넘다 보니
두 아이를 나란히 수레에 못 태우겠더군요.
일찍 장가간 동무들은 아이들이 어느새 대학생인데,
우리 아이는 큰아이가 여섯 살이랍니다.
그래도 하루하루 늘 들여다보고 함께 복닥이면서
저 스스로 새롭게 배우고 나눌 수 있어 즐거워요.
책이라 하면, 나무를 베어 빚은 종이책만 책일 수 없다고 느껴요.
종이책 10만 권을 읽는다 하더라도,
사람책은 거의 안 읽는다면,
사랑스러운 벗책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푸른 나무와 풀과 꽃으로 이루어진 책 또한 못 읽는다거나,
하늘책 별책 달책 구름책 바람책 흙책 물책 ......
온갖 책들을 골고루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누릴 때에
비로소 오롯이 한 사람 되는구나 싶어요.
눈이 어두워지면서 글을 읽기 어렵다면,
아름다운 노래 들려주는 소리책이 있어요.
이를테면, 제비라든지 귀뚜라미라든지 풀무치라든지 참새라든지.
참새도 노랫소리 참 곱잖아요.
즐거운 삶책으로 하루하루 아름다운 이야기
여미시기를 빌어요.
고운 봄날 천천히 저물어 저녁 다가옵니다.
밥 맛나게 드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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