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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로그인
최현주 지음 / 애플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너에게로 로그인》은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최현주 작가의 SF 청소년 앤솔로지입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흥미로운 서사 속에서 사이버 불링, 사행성 도박, 데이트 폭력 등 현대 청소년들이 직면한 사회 문제를 다룹니다.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겪는 실수와 선택은 인간적 고민과 성장의 과정을 담고 있으며, 독자들에게 반성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첫 번째 이야기 <전원을 켜시겠습니까>의 주인공 새나의 혼란과 깨달음이었습니다. 새나는 자신이 인간이라 믿었으나, 실은 안드로이드 로봇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합니다.
“나는 인간이지만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p.20)
이 대사는 새나가 자신이 가진 한계와 무력감을 느끼며 방황하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야기 말미, 자신이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도 계속 살아가기로 선택하는 새나의 모습은 강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또한, <아바타가 감염되었습니다>에서는 주인공 ‘나’가 온라인 게임에서 친구들을 착취하며 즐거움을 느끼다가 결국 관계를 잃게 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행성 게임으로 친구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과정과, 그 결과의 고통을 차갑게 묘사하며, 나의 잘못된 선택이 남에게 끼치는 영향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게임머니 이자를 받아내겠다며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게 연락을 취하려고 애썼지만, 나는 콧방귀만 뀌었다.” (p.100)
이 장면은 나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를 철저히 외면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결국엔 외톨이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며 독자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너에게로 로그인》은 청소년기의 실수와 선택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허물고,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것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또한, 사회 문제를 단순한 비난이나 교훈으로 다루지 않고, 독자들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의 가능성을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청소년기를 “삶의 베타 테스트”로 비유하며, 실수로 인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시기로 봅니다. 인생을 게임에 비유하며, 자신의 선택과 태도로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점이 신선하고 공감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청소년 문학을 넘어선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는 인공지능과 인간, 그리고 오류라는 주제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실수와 용서라는 화두는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경험이 부족해 실수를 반복하기 쉬운 시기입니다. 《너에게로 로그인》은 그런 실수조차 가치 있는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이 과정은 개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서도 중요한 요소임을 책 속 사례를 통해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에서 메마른 나무 밑동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장면은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수와 아픔이 없는 삶은 불가능하지만, 이를 계기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너에게로 로그인》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SF의 형식을 통해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 문제를 흥미롭게 풀어냈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고민을 돕는 책 《너에게로 로그인》을 통해 스스로의 성장과 실수의 의미를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