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사람들 NFF (New Face of Fiction)
톰 래크먼 지음, 박찬원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크리스토퍼 라이히의 룰스 오브 디셉션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삶보다 조연의 인생이 더 궁금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의사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기 때문에, 똑똑한 것 외에는 개성이 별로 없는 주인공이었고 오히려 다른 인물들에게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 불완전한 사람들은 조연이 없는 옴니버스 소설이고, 주인공들의 매력 넘치는 개성이 한껏 펼쳐지고 있는 탁월한 소설이었다.
 
저자는 톰 래크먼. 1974년 런던에서 태어나 밴쿠버에서 자랐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으로 석사를 취득했다. 1998년부터 뉴욕 AP 통신의 국제부 기자를 시작으로 특파원생활을 오래했다. 2006년에 파리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서 시간제 편집자로 일하며 처녀작인 이 소설을 썼다.
 
작가 자신이 언론계에 오래 몸담고 있기 때문인지, 배경은 신문사요 이야기의 인물들은 회사의 모든 직급을 망라하고 있다. 요즘의 신문사는 인터넷기사를 중심으로 한 광고수입만으로 버티고 있다. 쇠락의 한 줄기 밑에서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웹 개설의 의지가 없는 신문사. 그 안에 속한 이들이 주인공이다.
 
중요한 것은 신문사라는 배경보다는 인물이다. 인물을 엮어내고 있는 줄이 신문사이고, 각각의 이야기는 인물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무 데서도 일감을 안주는 노쇠한 프리랜서 기자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기사조작 시도 이야기를 시작으로 총 11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모든 인물의 이야기에 다 임팩트가 존재한다. 반전도 있고, 스릴도 있으며, 독자의 상상력을 요구하면서 섣불리 마감하는 위트도 있다.
 
이 소설은 인물의 연령대가 아주 다양하다. 그리고 평범하거나 무난한 성격은 거의 없다. 거기에 신문사 일처리보다는 그들의 사랑, 가족에 대한 감정이 많이 드러나 있기에 처녀작치고는 굉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심리묘사나 인물들 간 적절한 관계 설정이 소설속으로 몰입하기가 딱 좋았다.
 
인상적인 것은 신문사 직원뿐만 아니라 그 회사 카이로통신원 구직 희망자의 바보스러운 이야기나, 10년 전 신문을 한부씩 모아다가 홀로 독파하고 있는 구독자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구성자체가 아주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어떤 의미 더하고자 소설 말미마다 회사 창립시기 이야기를 집어넣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부분을 읽다가 오히려 원소설의 느낌을 퇴색시키기도 했다.
 
이 소설은 현실감각이 무겁게 서려있었다. 작가가 참 비범한 재주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신문사를 다니면서 그의 눈은 동료들의 인생을 주시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 인물에게 흡수될 수 있는 소설이었다. 한 번 읽기시작하면 계속적인 흥미가 발생하여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그렇게 단숨에 읽었던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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