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마크레비의 소설이다. 열림원에서 출간한 <그림자 도둑>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을 소장하고 있다.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고, 그의 저서들로 이미 많은 감동을 받은 터라 이번 작품 또한 기대가 컸다. 작년 이맘때쯤에 두 권이 출간되었고, 이번에 두 권이 나왔다. 그런데 나는 지금 낮밤이 바뀌었다.
 
낮을 읽지 않고, 밤을 집었다. 낮은 낮이고 밤은 밤인 줄 알았다. 안 그랬다면 낮부터 사서 읽었을 것이다. 이야기가 한 맥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 작품은 낮과 밤이 이어지는 4권이 한 작품이다. 밤의 1권은 어떤 시리즈의 3권부터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고고학자 키이라와 천체물리학자 아드리안은 연인이다. 우주의 기원을 기록한 돌을 찾고자 모험을 한다. 이 모험은 이보리란 인물을 통해서 철저하게 조종되고, 이 모험을 막고자 하는 거대한 세력 애슈턴의 무리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는 주인공, 또한 전 세계 각지에서 그들을 위협하는 정체모를 무리들. 머리싸움 해 가면서 쫓고 쫓기는 추적이 계속 된다.
 
사실, 1권은 재미가 없었다. 낮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소설의 장르가 미스터리 스릴러 로맨스만 연속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를 구하러 여기저기 쏘다니는데, 도대체 누가 이들을 무슨 연유로 쫓아다니며 해치려하는지 정보가 하나도 주어지지 않는다. 1권의 문체는 너무 단조로워서 문학적 가치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어떤 남자의 일기 같은데, 나열만 잔뜩되어있는 부자연스러움이 묻어나와 소설의 문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장면 전환에서 나오는 이보리와 애슈턴, 그리고 그와 관계된 인물들 간에 대화가 흥미롭지도 이해되지도 않았기에 마크레비는 청소년 문학만 잘 쓰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오해는 2권에서 풀린다. 이 책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발견한다. ‘학자의 사명이란 무엇인가.’ 애슈턴의 무리는 그들을 목적을 위해서 살인도 불사하지만, 그 목적이라는 것은 더 많은 인류를 희생시키지 않는데 있었다. 학자의 업적이 인류에게 공헌하는 방향일 때에만 그것이 가치가 있다는 입장과 역사를 고증하여 진실을 규명하는 것 자체가 학자의 소임이며, 인류에게 공헌하는 것이라는 입장의 충돌.
 
흥미로운 점은 지금 불확실한 면, 입증되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면에 대해 각성을 주는 목소리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전혀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 일이 21세기에 많은 실현되고 있다.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고, 대대적인 종교적 탄압이 있었으나 후에 갈릴레오와 케플러 뉴턴으로 이어지는 과학적 입증으로 완전히 확립되었다.
 
갈릴레오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의 발견과 그 발표가 후대에 사는 전 인류에게 큰 공헌을 남겼다. 업적에 대한 판단은 미래가 떠안아야 할 몫이 아닐까. 진실을 은폐하려는 목적이 아무리 숭고하다할지라도 미래적인 관점에서는 현명하지 못한 처사가 되기 십상이다. 가난한 많은 인류에게 희망을 갖고 살게 하겠다는 애슈턴의 정치적 사고가 오히려 역사가 품어놓은 인류의 알 권리와 지식발전의 계기를 흩뜨려버린 소행은 아니었는지 생각하며 이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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