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경영 콘서트 - 대한민국 CEO를 위한 클래식 아트경영
서희태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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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싫어하기로 유명한 마에스트로 정명훈씨는 몇 년 전에 KBS <단박인터뷰> 라는 프로그램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는 음악적 실력뿐만이 아니라 경영과 행정의 능력이 겸비되어야 하고, 사업적 수완과 같은 자질 또한 요구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독자는 클래식과 경영이란 단어의 조화가 어색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예술과 경영이란 분야를 결합시킨 전문적인 교육제도가 마련되어있지 않으나 외국 특히 유럽의 경우는 일찍이 예술경영이라는 학과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러한 분야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란 예측으로, 독자에겐 신선하며 가치 있는 책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서희태. 부산대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성악과 지휘 전공하였다. 서라벌대학 음악과 전임교수와 서울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거쳐 현재 (사)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2008년 MBC 클래식 전문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예술감독을 맡았고, 2009년 김연아 아이스쇼에서 세계 최초로 오케스트라가 직접 쇼트프로그램의 반주를 맡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기업체와 CEO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 중이며 일간지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나뉘어있다. 1장에서는 저자가 보는 예술과 경영의 만남과 그 필요성에 대해 논한다. 2장에서는 실제 오케스트라라는 조직 내에서 살펴보는 경영적 관점과 그 교훈들이다. 3장에서는 지휘자의 리더십을 분석하여 기업의 CEO와 연계한다. 4장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예술경영의 선봉에 서있는 CEO 8명의 창조경영 이야기를 전한다. 5장은 11명의 음악계 거장들에게서 발견하는 다양한 리더십을 소개한다. 6장은 기업 메세나 - 기업이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외부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것 -에 대한 소개와 국내외의 대표적 기업 메세나 활동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지휘자에 대한, 오케스트라에 대한 기본지식의 활용으로써 접근했기에 내용 중에서 새로운 발견이나 저자만의 리더 경험이나 창조 경영적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일례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경험은 이미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의 재탕이다. 5장에 쓰인 거장들의 리더십 일화들도 어린이 위인전기에 있는 이야기를 옮긴 듯 음악인으로서의 필치치고는 깊이가 없는 것이 아쉽다.

 

이 책은 과히 기업들의 막대한 스폰서를 받았는지 의심스럽다. 4장에는 메인스폰서들, 그리고 6장에는 일반 스폰서들일까. 아니면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클래식위주의 문화 활동 좀 해주십사 하는 목적의 아부성 지면 할당일까. 기업의 좋은 사례라는 인상보다는 기업 홍보성 문구들로 여겨질 정도로 국내외 모든 기업 메세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렇게 모든 기업의 너무도 많은 문화적 활동까지도 일제히 다루고 있음으로 해서 한화, 대우, 금호, 성도 등의 정말 의미 있는 창조경영 사례까지도 그 가치를 희석시켜 전달하게 된다.

 

책의 주제는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여러 가지 주제들이 섞여있다. 표제에서 이해하자면, 단독 콘서트가 아니라 합동 콘서트를 본 느낌이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것 저것을 담아놓은 느낌이다. 창조경영에 대한 결론은 기업들이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한 사례제시로만 이어지고, 마지막 장은 ‘뮤자인 - 건물이나 특정 공간마다 이용 고객의 특징을 분석해 음악을 이용한 음원 디자인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것’이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고자 하는 저자. 창조경영을 화두로 하는 책에서 그의 사업구상으로 마무리 짓는 이 책의 집필의도가 다시 한 번 궁금해지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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