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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비키니 여행 ㅣ 스토리에코 1
펑수화 지음, 도아마 그림, 류희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7월
평점 :
사랑스러운 책을 정말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할머니들의 비키니 여행이라니. 할머니 넷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들만의 우정여행. 한 할머니의 50년전 첫사랑을 찾아서. 그리고 다른 할머니의 가슴과의 헤어짐을 위해서. 그 과정에서 할머니들은 정말 유쾌하기 짝이 없다. 그들의 인생연륜이 묻어나는 대화. 하지만 그들도 순수하기는 소녀시절의 마음과 같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나 어릴적엔 나이가 들면 세상 모든 것을 초월하고 작은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인군자가 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막상 나이가 들어가고 보니 나이가 들어도 그 순수의 마음은 같은 것이다. 다만, 조금 더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된다고나 할까. 이 여행에 어쩌다 참여하게 된 어린이 하나, 카이팅은 어린이 답지 않은 말을 자주 한다. 아주 할머니가 가슴에 생긴 몹쓸 것 때문에 가슴과 헤어져야 하는데 아주 할머니 가슴에게 편지를 쓰라고 한다. 아주 할머니는 그 과정을 통하여 이별의 고통을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가슴과의 마지막 송별회를 위한 비키니 파티. 할머니들의 비키닌 파티라니.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 파티. 너무 멋있지 않은가.
다른 할머니의 첫사랑과의 재회. 그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지. 막상 첫사랑은 다른 할머니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 때문에 평생 결혼도 안 하고 있었다면 말이야. 그럼 내가 그 사람에게 외로운 오십 년의 세월을 안긴 셈이잖아? 그랬다면 난 죽을 때까지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을 거야. 그런데 그사람 곁에 파나이가 있고, 또 행복하게 가정을 꾸린 걸 보닌까 내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몰라.’
나이가 들어도 우정을 나눌 대상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 함께 인생을 맞선다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