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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소설 ㅣ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강영숙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1년 5월
평점 :
아주 오랜만에 글다운 글을 읽은 기분이다.
‘기억하는 소설’
제목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우리의 삶을 기억하기 위한 선집이라고...
재난으로 상처받은 우리의 슬픔에 공감하고 무너져 내린 우리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오늘보다 더 안전하고 행복한 내일을 고민하기 위해서라고.
재난. 어제도 뉴스에서는 재난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한 지역의 건물 아래에 깔린 버스 승객들이 많이 다치고 사망했다는 소식. 많이 아팠다. 내 다리 한쪽을 건물의 잔해가 덮어버린 것처럼 몸이 쑤셨다. 재난이 일상이 되어버린 팬데믹 시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더욱 가슴에 와닿는 시대인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왜 나아지지 않는 것인가. 기억하지 않아서. 그렇다. 우리의 얇은 기억체계는 금방 잊어버린다. 또 다시 아픔이 되지 않아야 할텐데.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후 홀로 소년원에 들어간 그는 소년원 밴드에서 처음으로 음악을 시작했ㅎ다. 마흔 살이 되도록 자기만의 크리스마스트리를 가져 본 적이 없는 사람.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고도 흑인 광대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사람, 그가 불렀던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
우리 세상은 멋진 세상이 맞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과연...?
구덩이. 그냥 덮어버린 구덩이. 해결할 수 없어서 모른 척 덮어버린 그 구덩이. 우리 사회의 곳곳엔 아직도 구덩이가 많은데. 해결할 수 없을까.
읽으며 아팠다. 오랜 기억들 속의 재난들이 생각나며 아팠다. 일부러 이런 재난의 기억들을 꺼내려고 쓴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교사들이 엮었다고 한다. 고교 아이들과 깊은 생각을 나누기에 좋겠다. 창비. 내 삶에 고민의 파장을 만들어 주는 창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