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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그러고 보니 죄다들 죽었구나. 나만 남아서 너를 붙들고 있구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나의 아버지.
’다가가 껴안기라도 하면 바스라질 것같이 야윌 대로 야위었는데 움푹 들어간 눈에선 반짝 빛이 났다.‘ 마을의 할머니들을 묘사한 부분인데 어쩜 이렇게 가슴을 후비는지. 이젠 껍질만 남은 것처럼 보이시지만 빛나는 눈은 그대로인 나의 아버지.
-오래 슬퍼하지는 말어라잉.
-우리도 여태 헤맸고나.
-모두들 각자 그르케 헤매다가 가는 것이 이 세상잉게.
-뭣을 허든 너도 잘 마치고 와라잉.
삶에 대한 할머니들의 말. 삶은 그런 것이었어.
글 한줄 한줄이 아버지와 내 삶을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살아냈어야,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용케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냈어야,라고‘
아버지 덕분에 저는 오늘도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아버지 삶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아야기를 들어드리러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