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폭블이지만)

부엉이님과 나무선생님 블로그에서 필기구와 손글씨에 대한 글을 읽고 문득 생각난 게 있다. "특이한 글씨체"로 내가 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분이 우리 작은아버지다. 

얼마전에 받은 엽서가 있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작은아버지 글씨를 볼 때마다 "이런 글씨체는 세상에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가로세로의 비율이 1:2정도로 일정하고 세로선이 곧고 종성 자모가 약간 큰게 특징인듯. 글씨크기는 매우 크면서 고른편이다. 이런 (특이한) 글씨체가 자리잡으려면 얼마나 글을 많이 써야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글을 아주 많이 쓰셨고 지금도 쓰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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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정 2015-10-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화면에서는 글들이 다 안보여요. 알라딘 회원가입했어요. ㅋㅋ 그리고 시아버님 글씨 또 올렸어요. ㅋ

bluegoby 2015-10-16 10:05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괜히 이사했나봐요.....

부엉이 2015-10-1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또 다른 느낌의 단정한 글씨체이네요. 좀더 부드러운 듯한 느낌이예요 ㅎㅎㅎㅎ
 

여당이 정치 분야에서 염치나 시비지심을 이미 폐기했다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학문의 영역인 교과서까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대할 줄은 몰랐다. 어떤 역사가 옳으냐를 목소리 크기로 정하자니. 정치수준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교육수준의 후진성이 부끄러울 정도다. 

역사를 하나의 관점에서 하나의 내러티브로 적는다면, 당연히 다양한 목소리는 억압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 쓰인 역사 교과서라면 국정이고 검인정이고를 떠나 모두 '옳지' 않다. 편향이 걱정된다면 더더군다나, 교과서 구성을 완전히 바꿔 토론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시험 문제 내기 좋지 않다고 걱정하겠지. 공부를 시험을 위해 한다는 전제가 있으니 교육에 관해서는 어떤 논의도 무력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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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마다 자려고 누우면 2호가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생각나는 이야기가 없거나 귀찮아서 안 해주면 잠이 안 온다고 낑낑거리면서 잠들기 힘들어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 일단 옛날이야기를 시작하면 꼭 결말까지 가기 전에 중간쯤에 색색거리고 잠이 들어 버린다. 


그래서 어제도 편히 자려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겠다.. 하고 머리를 굴리다가 생각난 게 내가 어릴 때 읽은 이 이야기다. 




(인종차별적 내용이라고 해서 한동안 안 나오다가 요새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 같다. 그런데 인종차별적 단어를 제목에 그대로 넣은 책도 있네?)


어릴 때 내가 본 책은 2도 인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컬러인쇄한 동화책이 매우 드물었다. 



줄거리는, 멋지게 차려 입고 길을 나선 삼보가 "잇템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하는 호랑이들을 만나 웃옷, 바지, 우산, 장화까지 모두 털렸는데, 이 호랑이들이 삼보를 쫓아 나무 주위를 빙빙 돌다가 너무 빨리 돌다 보니 원심분리되어 '버터'가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삼보 옷가지도 되찾고 엄마가 "버터"로 "팬케이크"를 만들어줘서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는 결말. (내 기억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이 이야기에서 가장 신비로운 점은 호랑이>버터>팬케이크의 변화과정이다. 도대체 이 세 가지의 성분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호랑이와 버터 맛의 팬케이크를 상상하면서 야릇한 미감의 자극을 받았던 것이 떠오른다. 이 맛의 비밀을 밝히면 호랑이버터칩을 상품화할 수 있을 텐데


아무튼, 둘째는 이미 잠이 들었고, 첫째만 자지 않고 결말 부분을 들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X소리"라는 격렬한 항의가 있었다. 


"하지만 원래 그런 거야. 좋은 책은 다 팬케이크로 끝나잖아."

"무슨 책?"



이런 거. 

특히 <코끼리와 버릇없는 아기>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초기 그림을 볼 수 있다.

팬케이크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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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정 2015-10-1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도대체 빙빙 돌다가 버터 되는게 무슨 내용인지 몰겠더라도요.
 

석 달만이네요. 

핑계를 대자면, 그 사이에 초딩 방학이 있었고, 방학 내내 "하우스에서" 아이들과 포커, 이디엇, 고 피시, 하트, 원카드, 메모리, 7자맞추기를 비롯한 온갖 카드 게임을 했으며, 책 두 권이 나왔고 (심리학 관련 책이 같이 나왔네요. <나의 뇌는 특별하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개학하자마자 원고 마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 블로그를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은 잊어 버리고 있었어요...

번역도 했지만 격월간 <미스테리아>에 실을 원고도 썼어요. <미스테리아> 2호에 첫번째 글로 여성 살인범 마리아 매닝과 찰스 디킨스의 <블리크 하우스> 이야기를 썼고요, 3호에 실을 원고로는 이번에도 여성 살인범 콘스탄스 켄트와 윌키 콜린스의 <문스톤> 이야기를 썼습니다. 날마다 번역만 하다가 외도를 하니 매우 짜릿한 기분입니다. 그제 2호 원고를 마무리해 보냈는데 벌써 3호 이야기로 뭘 쓸까 생각하면서 기분이 간질간질해요. 이것도 쓰고 싶고 저것도 쓰고 싶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은데... 그러나 저한테만 재미있는 것도 같고 금세 연재 짤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책은.. 많이 읽은 건 아니고 시간 날 때마다 읽었는데 한동안 북플로 열심히 기록하다가 흐지부지되었네요. 올해 목표였던 애거서 크리스티 전작 읽기는 이제 여남은 권 정도 남은 것 같아요. 토미와 터펜스 부부가 나오는 스파이물 쪽이 많이 남았어요. 이쪽은 제 취향이 아닌듯.  

다 쓰고 보니 전혀 바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실입니다. 그냥 게을렀어요.. 사실 거의 집밖에 나가지 않고 지내요. 이제 건강 문제가 생길 지경이니 누가 나를 집밖으로 좀 내몰아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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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2015-09-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이지, 이제 이해가 되네요. 왜 그리 뜸했는지..그렇다치고 미스테리아는 잡지인가요?
검색해보고 신청해봐야겠어요. 참 심리학 책은 사볼렵니다. ㅋㅋ

벨로 2015-09-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목 웃겨요 ㅋㅋ

부엉이 2015-10-1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시 모니터 앞으로 돌아오신걸 환영입니다. 늦은 댓글답게 저도 돌아온지 얼마안됩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미스테리아는 추리소설관련한 잡지 인가요? 궁금궁금~

bluegoby 2015-10-15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엉이님도 돌아오셨군요!!
돌아왔다고 말만 하고 한달 만에 로그인했지만..
네.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 전문 격월간 잡지에요.^^
 

1849년 9월 27일 새벽, 에드거 앨런 포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엘미러 로이스터가 사는) 리치몬드에서 증기선을 타고 떠난다. 필라델피아에 짭짤한 돈벌이가 되는 볼일이 있었고 뉴욕 집에서는 사랑하는 이모(이자 장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닷새 뒤인 1849년 10월 3일, 볼티모어에서 인사불성 상태로 발견된다. 몸에 맞지도 않는 낡은 옷을 입고 있었고 볼티모어에 와있는 까닭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 닷새 사이 포의 행적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포는 조지프 모런 의사의 병원에서 고열에 시달리고 헛소리를 하다가 10월 7일 숨을 거두고 만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레이놀즈"라는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고 한다. 포의 초라한 장례식은 단 네 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고 3분만에 끝이 났다. 포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장모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자기에게 편지를 보내려면 E.S.T 그레이라는 사람을 수신인으로 해서 보내는 사람 이름은 쓰지 말고 필라델피아로 편지를 보내 달라는 수수께끼같은 부탁을 했다. 


"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E. A. 포의 죽음이, 어떤 추리소설에 나오는 수수께끼 못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았고 그 동안 수많은 추측을 낳았다. 술, 약물과용, 자살, 살인, 콜레라, 공수병, 매독, 인플루엔자, 선거부정에 이용되고 희생되었다는 이론까지. 죽기 마지막으로 부른 '레이놀즈'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매튜 펄의 <포의 그림자>는 이 의문을 열쇠로 삼아 당시의 실제 사실을 토대로 포의 죽음의 비밀을 푸는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퀜틴 클라크는 이 죽음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바로 포가 탄생시킨 탐정, 뒤에 나타날 모든 소설 속 탐정들의 조상인 C. 오귀스트 뒤팽 뿐이라고 생각한다. 또는 포가 뒤팽을 창조할 때 모델로 삼은 현실의 인물. 그래서 그 인물을 찾으러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고, 두 명의 후보를 발견하는데 이 두 사람이 모두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엎치락 뒤치락 모험이 시작된다. 한 명은 "뒤팽 남작"이라고 하는 변호사/사기꾼이고 또 한 명은 (비독을 연상시키는) 천재적 추리력으로 경찰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을 해결해주곤 했으나 지금은 은퇴한 "뒤퐁트"라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오귀스트 뒤팽의 모델이 조르주 상드라는 뜻밖의 추리도 제시된다. 상드의 원래 성이 '뒤팽'이기는 하다. 사실 <수기>를 출간해 미국에도 널리 알려졌고 당시 가장 유명한 탐정이었던 비독이 없었다면 뒤팽도 없었을 거라는 게 정설이다. <모르그 가의 살인>이 굳이 파리를 배경으로 한 까닭도 비독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책의 결말로 가면 포의 죽음을 둘러싼 실제 정황을 모두 짜맞추는 솔루션을 뒤팽과 뒤퐁트가 각기 하나씩 제시하는데, 의문의 핵심인 레이놀즈의 정체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나는 포가 발견된 라이언스 술집에서 그날 선거가 치러졌는데, 선거 감독관이었던 헨리 레이놀즈라는 것이고(포가 선거부정에 연루되어 희생되었다는 이론), 하나는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포가 발붙이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세계에 속하는 사람이리라는 추측이다. 


후자의 추측을 구체적으로 부연하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폴 콜린스는 <The Fever Called Living>에서 '레이놀즈'가 남극 탐험가 제러마이어 레이놀즈일 것이라고 했다. 레이놀즈는 남극에 숨겨진 세계로 가는 문이 있다는 내용의 강연을 해서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했고 포의 <아서 고든 핌의 모험>에 영감을 주었다. (<밴버드의 어리석음>에 실린 "심스 구멍"에도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명계로의 여행을 떠나기 직전인 포가, 자신의 안내자로 떠올릴 만한 이름이라는 것이다. 


포는 우리에게 추리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물하였을 뿐 아니라, 자기의 삶과 죽음까지 무궁무진한 미스터리의 소재로 남겨두고 간 셈이다. 현실이 허구가 되고, 허구가 또 다시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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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Shore 2015-06-0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포는 그의 작품으로서뿐 아니라 짧고 비극적이었지만 수수께끼 같은 죽음으로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based on a true story`라는 표현을 넘어 `inspired by a true story`라는 말로 - 사실은 말 같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만 - 호객 행위를 벌입니다. 말하자면 사실보다 허구의 살이 훨씬 더 많다는 자백이겠지요. 포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이론과 상상도, 점점 더 (어쩌면 지극히 단순할 수도 있는) 사실로부터 멀어져, 독립된 소설로 진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bluegoby 2015-09-17 10:04   좋아요 0 | URL
흑, 벌써 세 달 전 댓글 ㅜㅜ 그동안 뭐했는지 모르겠네요.
애들 방학이라 밥을 열심히 했고, 방학 끝나자마자 마감이 두 개 있었던 게 어렴풋이 떠올라요 ㅎㅎ 잘 지내셨죠?

나무 2015-08-1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밴버드의 어리석음, 포의 죽음 두 권을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으로 가져갔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읽는 맛이 좋았습니다. 한다하는 사람들 틈에서 어리석음으로 한 세상을 살아간 사람들, 무슨 책이냐고 다들 묻더라고요., 세상을 바꾸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들의 이야기요. 취생몽사, 뭔가 하려고 하는 것들이 제일 무섭다는...ㅋㅋ 그런 비꼼을 넣어가며... 마음이 아프고 짠했습니다.

bluegoby 2015-09-17 10:05   좋아요 0 | URL
제가 여름잠 자는 동안 나무 선생님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 !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정말 멋있고 부러워요. ^^

hahajoy 2015-08-2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콜린스 요즘엔 뭐하고 있나 싶어서 구글 검색하다가 여차저차 여기까지 들어왔습니다~!^^ 여기 말고 다른 홈페이지에 쓰셨던 글 중에 그래도 폴 콜린스를 좋아하는 독자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 그래서 `여기요~! 저요! 저요!`하려고 댓글 답니다! ^^ 정말 재밌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책들인데 안타까워요. ㅠㅠ 혹시 출간 예정인 다른 폴 콜린스 책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bluegoby 2015-09-17 10:0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반가워요. 저랑 영혼의 쌍둥이이신듯. 안타깝지만 출간 예정인 책은 없답니다..하지만 하하조이님 같은 분들을 위해 제가 계속 팬질하며 소식 전하겠습니다^^

합연실 2015-09-0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낼 수업준비하며 딴짓하다 백만년만에 들렀다네. 이사를 했넹. 오늘 첫 수업, 포의 어셔가의 몰락을 했었는데, 포에 대한 포스팅이 있어 눈팅흔적 남기고 간다. 여전히 엄청난 독서량..대단하오.. 그럼 언제 또 오겠숑.. 원주에서.

bluegoby 2015-09-17 10:10   좋아요 0 | URL
와..그 과 학생들 좋겠다. 첫 수업이 어셔 가의 몰락이라니. 나도 듣고 싶은 걸. 잘 지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