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가 나를 본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듯, 그토록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 역시 지오의 눈을 마주 본다. 그 눈동자처럼 나의 평안이 서서히 흔들리고 부서지기 시작한다.
"무슨 말이야?"
"네 선택이 옳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선택을 해야만 하면? 널 고통스럽게 만든 사람이 좋은 사람이면? 그 사람한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데 그 사정을 네가 모두 알게 된다면, 그러면 어떨 것 같아?"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좋은 사람이 우리 가족을 한순간에 죽음으로 몰아가고 내 삶을 지옥 구덩이에 밀어 넣을 수가 있나?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가 있는 건가. -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