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서가를 훑다가 눈에 띄어서 빌려 왔는데, 부부 관계에도 가능하지만 모든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융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상담을 한다고 하니,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과 같은 맥락이었다. 어떻든 대놓고 누구와 결혼하든 상관없다는 말은 아주 마음에 와 닿는다. 자신한테 잘 맞는 짝을 찾아 헤매느니 그 시간에 차라리 스스로를 성찰하는 일이 더 유용하다는 뜻이리라. 대부분의 일에 남의 탓을 하지만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많은 문제들이 저절로 풀리더라.
저자는 결혼의 진짜 의미는 배우자에게 비친 스스로의 문제를 직시하고 극복하는 데 있으며, 우리가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결혼은 우리 내면의 깊은 갈등을 치유하고 진실로 사랑을 베푸는 현장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외다리 두 명이 만나 걸음마를 배우는 결혼은 인생 최고의 배움터다." - 본문 중에 나오고 책 날개에서
내가 가장 깊이 명심해야 할 구절이 있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한다! 나는 여기에서 길 잃은 사람들을 몇 명 보았다.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서 스스로 아주 많이 깨달은 듯 여기는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남편에게 깨우칠 것을 내세우며 많은 것을 요구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402쪽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방금 앞문을 통해 빠져 나온 함정에 뒷문으로 빠지게 된다. 우리가 앞을 향해 한 걸음씩 발전할 때마다 신기록 수립에 대한 대가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새로운 차원을 열어야 한다. 용감하게 우리의 진실을 직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과 더욱 가까워졌는데, 배우자와 주변 사람들은 아직 여기에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여전히 역할 뒤에 숨으려 하고 속마음을 숨기고 다른 사람들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우리에게서 마음의 평온과 안식을 앗아가서는 안 된다. 그들은 새로운 요구나 비난이 아니라 새로운 이해와 공감을 필요로 한다. 스스로를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 403쪽
"다른 사람들에게서 유용하다고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치유하려고 노력하라." -- 404쪽
"도움의 손길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더라도 결정은 우리가 내려야 한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화해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어울리는 배우자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우리의 삶을 되찾는 것이다. 그 누구도 그 일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 4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