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는 이웃들을 기다린다 책이 좋아 3단계
이선주 지음, 국민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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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3년에 나온 <태구는 이웃들이 궁금하다>의 후속작이다. 그때 표지 그림도 눈에 띄고 제목도 조금 특이하게 느껴져서(요즘에 이웃이 궁금한 어린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무슨 내용이지 하고 궁금해했다가 이번에 2편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작가님은 어떻게 이렇게 어린아이의 마음을 잘 묘사하시지?'였다. 어른의 사정을 이해하지도, 어른의 사정을 듣지도 못한 어린이는 자신만의 추측만으로 어른들의 세계의 조각을 잇고 판단한다. 태구도 자신에게는 사정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어린이의 시선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어른 세계의 조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끼워 맞추는데 그 과정에서 보이는 순수하고도 신랄한 시선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무척이나 어린이스러워서 놀랍다. 두 번째로는 매일 놀기만 하는 것 같아 보이는 어린이의 세계가 무척이나 복잡하고 복합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스토리 라인에 대해 감탄했다. 태구는 할머니와 아빠와 셋이 살고, 새로 이사온 집의 할머니는 치매기가 있고, 같이 노는 동생들이 있고,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 그냥 학교, 집만 왔다 갔다 하는데도 매일매일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 그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세계에 감탄했다.



책 소개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책에는 '비둘기'가 특히 눈에 띈다. 책 소개를 깊게 읽지 않은 내 눈에도 비둘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게 뭘 의미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비둘기보다 준오 집에 더 이상 놀러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태구의 모습이 유독 가슴에 남았다. 아줌마는 좋은 분인데, 좋은 분이니까 더 이상 준오 집에 가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태구. 따뜻한 곳에 들어가면 그동안 있던 곳이 차가웠다는 걸 알게 되는 것처럼, 좋은 사람의 다정한 태도에 자신의 현실이 어떤지 깨달았던 게 아닐까. 아니면 좋은 대접을 받아야 할 처지가 나쁜 아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 걸까. 그도 아니면 비둘기가 되어버린 엄마를 얼마 전 봤기 때문일까. 답은 알 수 없지만, 태구가 마냥 어린아이가 아니라 어린이라는 껍질을 조금 부순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어른스럽고도 순수하고 예민한 어린아이의 마음이 묘하게 선명하게 느껴지는 듯도 하다.

어찌 됐든 태구는 1506호에 혼자 사는 누나가 이사 나가는 것을 알고, 오늘 새로 올 이웃을 궁금해한다. 조금씩 자라가는 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조금 더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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