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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보니 저출생
오선경 지음, 무디 그림 / 풀빛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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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저출생이 너무 문제가 되다 보니, ‘저출생’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관심이 가는 소설이었다. 남은 학생이 다섯 명뿐이어서 학교를 닫아야만 하는 현실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교의 모습이 조금 더 비극적으로 와닿는 것은, 학교를 합쳤는데도 열 명뿐인 6학년 교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외동이라 형제가 있는 게 특별해 보인다고 하는 부분에서도 저출생과, 지금 혹은 미래에 아이들이 얼마나 적을지 슬프게 와닿는 부분이다. 이런 설정들로 인해 저출생인 현실의 면면이 보인다. 출생률이 0.68%라는데 염려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책은 저출산뿐 아니라 관계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차재영과 문별. 다니엘과 문별. 요한과 문별. 차재영과 요한과 문별. 차재영과 문별은 첫 만남도 두 번째 짝이 된 것도 조별 과제도 다 별로다. 주인공인 별이는 차재영의 행동과 태도를 보며 왜 저러지 화를 내기도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성적만을 중요하게 보는 차재영의 엄마를 보면 차재영의 성적에 대한 집착과 태도가 무엇에서 기인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저출산 시대에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교육해야 하는가, 진정 가치 있는 교육은 무엇인가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반대로 별의 가족은 평범하지만 부모님이 모두 사람을 돌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별의 부모님 직업을 보며 ai시대에 인간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어떤 직업에 가치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 가볍게 시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이 사람을 돕는 직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것도, 스토리상 다니엘을 돕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미래에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듯했다. 짧고 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있으면서 근미래의 학교 모습과 사람들의 생활을 엿보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용 중에 “선생님. 태어나 보니 저출생인 걸 어떡해요! 그건 저희 잘못이 아니잖아요.”라는 한 아이의 질문에 선생님이 이런 대답을 한다. “… 누가 너희 잘못이래? 그러니 사회 변화에 맞게 너희에게 꼭 필요한 역량을 길러야지. …” 나에게는 책의 전체 스토리가 ‘너희에게 꼭 필요한 역량’에 대한, 저출생인 사회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떻게 사람과 관계를 맺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저출생이라는 주제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흥미롭게 느껴지고 다가오는 한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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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 사라졌다! 서사원 저학년 동화 2
윤선아 지음, 노아(조히) 그림 / 서사원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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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어에 너무 익숙한 한국어 사용자다 보니 자음과 모음이 모여 글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항상 잊고 살게 된다. 하지만 기역 니은 디귿 리을... ㅏ, ㅑ, ㅓ, ㅕ... 등등 중에서 하나라도 없어지면 우리는 말하고자 하는 걸 완벽하게 말할 수 없고 원하는 단어를 모두 다 말할 수 없게 된다. 남자 화장실이 감자 화장실이 되고, 니글니글 선생님이 찌글찌글 선생찜이 된 것처럼!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있어서, 자음이나 모음이 하나만 바뀌어도 다른 말이 되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을 재미있게 잘 녹여 낸 것 같다. 마법 때문에 ㄴ이 사라져 버려서 내 동생을 내 동생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선생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좋아하는 노래나 누나를 노래나 누나라고 부르지 못하게 되니까.ㅎㅎ 캐릭터들의 개성도 뚜렷하고, 어째서 ㄴ이 사라졌는지 나름의 미스테리가 섞여 있어서 재미있는 동화다.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이 ㄴ을 발음하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모습과ㅋㅋ 노래나가 선생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귀여운 그림과 마법이 담긴 재미있는 스토리와 더불어 한글의 자음과 모음에 대해서 살펴보게 해 주는 동화이기도 해서 저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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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
헌법재판소 지음 / 더휴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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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소장 가치가 있는 상품입니다. 책으로 나오다니... 꼭 사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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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면 뜰수록 나는 내가 되어 갔다 - 실을 엮듯 써 내려간 마음의 조각들
미쿠니 마리코 지음, 홍미화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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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방황하고 힘들 떄 뜨개질을 만났고, 뜨개를 하면서 자아를 찾아가고 위안을 얻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건 정말로 빙산의 일각이고, 이 책은 뜨개와 위안을 얽기보다 뜨개라는 단어가 주는 감성과 느낌을 그대로 글로 옮겨 놓은 것만 한 권이었다.

프랑스와 연결되는 삼촌, 퇴직하고 나서 손주에게 푹 빠진 외할아버지, 가족의 반찬을 책임지는 외할머니, 자음 발음이 늦었던 아들, 푹신하고 따뜻한 어둠을 선사해 준 소중한 친구 사토 군... 다양한 인물과 인형과 배경이 등장하고, 헤비코 씨, 우사긴, 우사로 등 다양한 인형과 액세서리도 등장하지만 한결같은 부분이 있다. 어딘지 살짝 쓸쓸한 듯한데,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가끔 위트가 툭 튀어 나오는, 무엇보다도 다정스러운 문체와 작가 마리코 씨의 시선.

스물아홉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뜨개의 한 코 한 코처럼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보드랍지만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스물셋'이다. 4년 반 동안 이어진 도쿄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숨이 막혀 와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손발을 사용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 화려한 도심, 북적이는 사람들에게서 떠나 잘 먹고 잘 자고 잘 걸으며 평범해지고, 그리하여 이제 '충분해' 생각하며 다시 화려한 도심, 북적이는 사람들에게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 에피소드는 나의 20대를 떠오르게 했다.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나의 마음으로 인해 이어지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건 '딸기'다. 동류의 냄새를 맡아 외할머니의 딸기를 허락해 준 사짱. 하지만 사짱과는 자연스레 소원해졌고, 만 열두 살이 된 나는 더 이상 능숙하게 아이들 사이에 스며들 수 없게 되었다. 사람과의 거리를 알 수 없고 피부가 얇아진 듯 어떤 것이 닿아도 아픈 시기. 나이가 들면 좀 더 둔감해져서 사는 게 쉬워질까. 그렇게 쉬워지면 산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나 고민하는 시기. 우리 모두의 10대처럼 마리코 씨도 가냘프고 섬세하고 깨질 듯 투명한 유리 같은 시기를 건너 온 것 같아서, 그게 정겹고, 지금에 와서 둔감해졌느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세상을 살아 내며 강해졌고 그것을 둔감해진 것이라 말한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말하는 마리코 씨가 불안한 10대와 흔들리는 20대를 불안하고 흔들린 채로 건너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아서 애틋하다. 잡을 수 없는 공기 같은 어느 시절, 어느 순간의 한 장면, 불어닥친 두려움, 나를 위축시키던 분위기를 폭신하고도 따스하게 그려내는 솜씨가 정말이지 일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님이 '섬세하고 대답한 문장에서 그녀의 니트 작품 같은 향기와 색채가 느껴진다. 참으로 수려한 문장이다!'라고 평한 것이 무척 와닿는 듯도 하다.

나보다 나이도 많을 테고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타국의 낯선 작가님이지만, 나와 닮은 듯한 모습, 생각, 행동들을 보아서인가 왠지 자꾸 작가님을 마리코 씨라고 부르고 싶다. 여름이 되면 캠핑을 가고 싶어진다고 말하는 마리코 씨. 하지만 남편은 캠핑을 싫어하고 아들은 친구들과 다니기를 선호한다. 혼자라도 가 볼까 하는 독백에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내가 같이 가고 싶은데요. ㅎㅎ


+)헤비코 씨, 우사긴, 우사로... 나의 친구도 소지품도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 그려 봤는데 진짜 사진이 실려 있어서 궁금증도 덜고, 마리코 씨처럼 왠지 정겨운 마음을 느끼게 됐다.

+)나이가 들어 일을 하게 되면서 친해지는 사람도 희한하게 전학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는 사실. 전학의 냄새를 진작에 사라졌을 터인데 왜 그럴까. 어쩌면 그 시절에 겪었던 외로움과 고독의 냄새가 그 사람 자체가 되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도 너무너무 좋지만 책도 너무너무 예쁘다. 아니, 책 디자인이 왜 이렇게 예쁘담. 중간에 사진이 몰려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 다른 곳에는 색깔 하나만 넣고 이 부분만 칼라로 뽑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몰려 있는 사진들조차 너무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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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름은 ㅅ I LOVE 그림책
모니카 아르날도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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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소개를 처음 읽었던 때부터 선생님 이름은 그래서 왜 ㅅ이지? 하고 궁금증을 가졌던 그림책이다. 그래서 꼭 한번 읽어 보고 싶었는데, 그림책이... 심상치 않다. 표지에 아이들이 샌드위치 앞에 모여서 의심스러운 표정, 반갑고 재미있는 표정 등을 짓고 있는데 표지를 넘기면 빵 봉투? 같은 것들이 막 그려져 있고 거기에 이름이 쓰여 있다. 여기서 또 의문이 발생. 이 봉투들은 뭐지? 그러면서 도시락 봉투인가... 하고 혼자서 적당히 납득하고 넘어가 본다. 그러면 또 다시 의문이 생긴다. 새학기 첫날이 되어 아이들이 등교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고, '내 이름은 ㅅ'이라는 글과 샌드위치, 커피, 종이 더미만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곧 생각을 바꾸고 ㅅ선생님은 샌드위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나도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샌드위치 선생님이 정말 ㅅ선생님일까? 아니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누군가 다른 선생님이 있는 걸까? 추리를 계속해 보았다. 그러는 와중에 교실 밖에서는 차마 웃지 못할 웃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선생님의 차가 불타고 소방대원이 오고 불을 진화하고 차가 잿더미가 되는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실 안은 ㅅ선생님 때문에 심각하기도 하고, 아이들끼리 나름대로 수업을 진행해 보기도 한다. 두 가지 일이 교차되면서 동시에 벌어지는데 그 때문에 ㅅ선생님이 궁금해서 혼자 심각해졌다가도 밖의 자동차 사건 때문에 웃어 버리게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 그림책에는 정말 많은 것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학기 첫날이라는 아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설정, 한 교실에 모인 다양한 아이들(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고 피부색이 다른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수업이 진행되는 모습, 아이들이 의견을 나누는 모습, 창문 밖에서 벌어지는 경악할 만한 사건... 그렇게 숨가쁘게 짧은 그림책을 읽고 나면 드는 의문 한 가지. 그래서 ㅅ선생님의 이름은 샌드위치가 아닌 건가? 몇 번을 다시 읽어 봤지만 나는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것이 작가님이 의도한 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고 고민해 보고 다른 이들과 의견도 나누어 보고. 그러면서 그림책에 그려진 아이들에 대해, 수업에 대해, 바깥 상황에 대해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생각해 보는 것. 그러면서 생각하는 힘도 키우고, 교실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다른 아이들과 의견을 나눌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또 고민해 보고.... 무엇 하나 명확한 답이 없어서 처음 한 번 읽고는 응? 했지만, 그렇기에 생각할 거리, 다시 볼거리가 많은 그림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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