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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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꽤 좋아해서 가끔 본다. 처음 파일럿 방송부터 지금까지 많은 아기와 아빠가 출연과 하차를 반복해왔다. 얼마 전까지는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를 쓴 배우 봉태규 씨도 출연한 바 있다. 봉태규 씨를 잘 모른다. 예전에 영화를 몇 편 찍었던 것 같은데 내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전부다.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그 봉태규 씨가 슈돌에 나오는 걸 봤다.

젊은 배우라 생각했는데 세월이 흘러 그도 아빠가 되었구나, 딸이 있구나 하는 짧은 놀람과 감상을 끝으로 그냥 채널을 돌렸다. 이후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딸이라 생각했던 아이가 실은 남자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명 딸내미였는데?? 하며 재방을 찾아 보면서 봉태규 씨 가족에 대해 서서히 알게 되었다. 슈돌로 알게 된 그에게는 쿨하면서 따뜻한 아들 시하가 있고, 인간적인 매력의 아내가 있고, 곧 태어날 둘째가 있었다. 둘째 본비가 태어나고 얼마지 않아 그들 가족이 슈돌을 하차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섭섭함이 컸다. 그들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봉태규 씨의 에세이 출간 소식을 듣고 더없이 기뻤다.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라는 제목을 단 그의 에세이는 슈돌을 보며 느꼈던 봉태규 그 자체였다. 아내를 향한 사랑, 존경, 고마움, 미안함을 가졌고 시하에게 좋은 콤비가 되고픈 마음을 다졌으며 둘째 딸이 착하지 않으면서 왕자가 유리구두를 신어보라 오면 이 찐따는 뭐냐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연예인 에세이를 읽어본 적이 없었고, 사실 시하와 본비 이야기가 궁금해서 든 책이었는데 책에서 느껴지는 봉태규라는 사람 그 자체에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꽤 많이 받았다. 그에게는 부모라는 역사가 있고 자신과 아내로 현재를 살아내며 시하, 본비로 미래가 이어진다. 봉태규 씨는 그 내러티브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현실을 고민하며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가 하는 생각은 따뜻하고 진지해서 부럽기도 하고 찔끔 눈물도 난다.

사람이 사람과 살아왔고 살아가고 살아갈 것이라는 것. 내 옆의 사람을 바라본다는 것. 봉태규 씨의 에세이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생각보다 책이 얇고 (처음에 내가 기대했던) 아이들 이야긴 생각보다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400페이지 넘는 어느 책보다도 내겐 좋았다. 인간적인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마 앞으로는 봉태규 씨가 연기하는 작품도 주의깊게 찾아볼 지도 모르겠다.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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