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 목욕 가방 들고 벳푸 온천 순례
안소정 지음 / 앨리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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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 온천 명인도에 등록된 150여 곳의 온천 중에서 88곳에 입욕하고 도장을 받으면 벳푸 온천 명인 칭호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제목처럼 벳푸 온천의 제 7843대 명인으로 등록된 사람이다. 벳푸팔탕에서 저자가 들어간 온천 중 37개를 엄선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온천과 온천 주변의 간략한 정보, 그리고 온천에서의 에피소드가 그려져 있다. 나는 온천이 좋다면서도 일자무식이라 벳푸 쪽으로는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 위 사진처럼 가메가와, 시바세키, 벳푸, 하마와키, 묘반, 간나와, 호리타, 간카이지로 벳푸팔탕으로 나뉜다는 것도 몰랐다. 

만화책에서였나, 애니메이션이었나 어디선가 일본의 모래찜질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뜨끈한 모래 속에 파묻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모래 밖으로 나와 뜨신 물에 몸을 담근다는 그런 찜질. 벳푸에도 그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스나유가 소개되고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이 녹는다는 것, 목욕이나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표현이다. 나도 어느 쌀쌀한 날에 이렇듯 스나유를 하고 싶다.

스나유처럼 하고 싶은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비 오는 날의 온천! 비를 맞으며 노천 온천에서 신선놀음을 하면 정말이지 거기서 절대 나오고 싶지도 않고, 시간도 흐르지 않았으면 싶어진다. 일본 온천에서도 노천 온천을 두어번 한 적이 있다. 한 번은 눈비가 조금 흩날리던 날이었는데, 눈 앞에는 작은 바위산이 있었다. 이끼가 끼어 있고, 마르지만 강단있어 보이는 나무들이 여기저기 자라있고, 작은 계곡이 졸졸 소리를 내며 흘르고 있었다. 그 풍경을 눈에만 담은 것이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멋진 노천 온천이었다. 게다가.... 눈비가 흩날리다니. 지금 생각해도 두 번 만나기 힘든 멋진 상황이다. 저자도 이런 비 오는 날의 온천을 '비 오는 날의 행복'이라고 표현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건 검은 온천이다. 검은 온천. 물 색이 어떻다 한들 놀라지 않을 것 같은데 검은, 연한 아메리카노 색의 물 색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책 내용을 빌리자면 '습지에서 썩지 못한 식물이 차곡차곡 쌓이면 이탄층이 되는데, 이 이탄층이 화산 활동 등 지각변동에 데워진 지사수와 만나면 몰 온천이 된다고 한다.' 라고 한다. 이 신비한 곳에 나도 몸을 담궈보고픈 소망이 가득 생긴다. 검은 온천, 몰 온천을 보고 저자가 자연에 대해 생각한 아래 표현이 인상깊다. 정말, 자연이란 얼마나 놀라운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인상적인 온천이 많았다. 공연을 보는 온천, 유노하나가 떠다닌다는 온천, 봄에 가면 벚꽃을 볼 수 있다는 온천, 찌릿찌릿한 약탕 온천 등등. '온천' 두 글자면 그렇잖아도 마음이 울렁거리는데, 이렇게 다양하고 매력적인 온천들이라니. 정말 읽을수록 즐거운 책이다.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기쁨'이라는 카피 또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마음을 울린다. 

즐겁게 읽은 한 권이었다. ^^ 온천 여행을 갈 때는 꼭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가야지.ㅎㅎ

*이 글은 문학동네 포스트에서 댓글+팔로잉+♥ 이벤트에서 책을 무료 증정받아서 작성했습니다. (서평이벤트는 아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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