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손주들이 자라나는 걸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지만, 매일 아이들을 돌보고 저녁마다 딸과 밥을 같이 먹는 건 그녀가 아니라 딸의 시어머니였다. 딸은 한 번도, 단 한 번도 그녀에게아이를 맡아달라 부탁하지 않았다. - P31
엄마가 필요한 딸과앞만 보고 달리는 엄마
"엄마, 다음 주 운동회 날에만 가게 쉬고 학교에 와주안돼?"하지만 그녀는 쉴 수 없었다. 하루도 쉴 수가 없었지. 하루를 쉬면 과일이 다 물러버리고, 그러면 피아노 학원비를줄 수가 없는데. 딸아이와 균열이 생긴 건 그때였을까? 놀이켜보면 딸아이의 마음이 멀어질 만한 순간은 많았다. 녹초가 되어 자고 있는데 딸아이가 깨우면 그녀는 귀찮게 좀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과일 트럭이 다른 차들의 통행을방해하고 있으니 베라는 경비원과 핏대를 세워가며 싸우는결 본 딸이 그녀더러 창피하다고 말했을 때는 그녀도 너무창피하고 분해 뺨을 때렸다. - P30
언젠가부터 딸과 전화를 끊고 나면 그녀는 몸 쓰는 일을찾아야 했다. 오이를 10킬로그램씩 사다가 오이지를 담그거나 베란다 화분들을 싹 다 분갈이했고, 그러지 않으면 찬장의 냄비들을 모조리 꺼내어 베이킹소다로 박박 닦는 식이었다. 마음이 심란해지면 몸을 쓰는 건 장사할 때부터 그녀의 몸에 밴 습관이었다. - P19
<즐거운 어른>이 생각남
"자네 어머니는 어쩌고?""저희 어머니는 애들 봐주느라 바쁘시잖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어머니보다는 혼자 사시는 장모님이 더 적적하실테고요."그녀는 사실 조금도 적적하지 않았다. 적적하다니. 대체왜? - P17
멍청이 세명과 말얘기에 꺽꺽거리며 숨넘어가게 웃음
행인들은 말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놀라 비명을 지르곤 했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