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사람이다.
평생을 그렇게 하려고 애써 왔다.
좋은 자식, 좋은 형제, 좋은 아내, 좋은 부모, 좋은 이웃. 그리고 오래전엔 좋은 선생님.
정말 힘들었겠구나.
나는 공감하는 사람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나는 응원하는 사람다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나는 헤아리는 사람.
아니 어쩌면 겁을 먹은 사람.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사람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 사람. 깊이 빠지려 하지 않는 사람. 나는 입은 옷을, 내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사람. 나는경계에 서 있는 사람. 듣기 좋은 말과 보기 좋은 표정을 하고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뒷걸음질 치는 사람 여전히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걸까. 그러나 지금 딸애에게 어떻게 좋은사람이 될 수 있을까.
며칠 동안 딸과 나 사이에는 캄캄한 침묵이 흐른다. - P69